헬조선










저는 미국이나 영국 사정만 알아서 편견이 좀 있을 수 있겠지만, 영어가 가장 낫다고 봅니다. ?서구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많은 나라에 걸쳐서 쓰는 언어니까요. ?그리고 일단 영어를 잘 하게 되면 다른 서구권 언어도 그리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습니다. ?(독일어하고 영어가 문법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참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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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의드릴 부분은, 정말 성공적으로 탈조선하고 싶으시다면 외국어수준이 동종 업계 사람들과 관련 의사소통에서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아무리 자기 분야에서 능력이 뛰어나도 언어가 딸리면 그 능력을 보여줄 수단이 없고, 대다수 사람들이 말 못하는 사람들 보면 “말도 못하는 주제에 일은 어떻게 하려고 저러는지” 이런 방식으로 대하는게 사실입니다. ?거기다가 이민에 그나마 관대한 국가들에서도 이민자들에게 요구하는 가장 큰 요소가 자기 나라 문화를 받아들이라는 겁니다.? 프랑스 법중에 공립 학교에서 종교적 의상 (예를 들어 이슬람계 여성들이 머리에 쓰는 히잡) 금지하는 법이 있는데, 프랑스에 이민자들이 오는 건 막지 않겠지만 올거면 프랑스의 문화 (종교와 정부의 분리)를 받아들이라는 뜻의 표시 아니겠습니까.? 어느 나라가 됐건 문화의 기본 요소가 언어이니, 정말 원하시는 외국어 공부 죽어라 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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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언어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가 외국에 가서 인간 관계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엑쏘쏘님께서 어떤 사회 생활을 원하시는지는 제가 모르고 간섭할 사항도 아닙니다만, 연애 하고 친구 만드시길 원하시면 의사 소통을 잘 해야 합니다. ?간혹 가다 “서양 여자들은 동양 남자 무조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말씀 하시는 분들이 보이는데, 사람 하기 나름입니다. ?제 경험상 (적어도 미국이나 영국에서) 무조건 외모나 돈만 따지지 않는 여자 남자들 상당히 많습니다.? 외국도 사람 사는 세상인데 얼굴이나 돈만 갖고 사람 등쳐먹으려 하는 사람들 경계해야한다는거 정신 제대로 박힌 사람들이 모를리 없잖습니까.? 그런 사람들이 연애나 결혼 상대를 볼 때 따지는 것중에 가장 큰 요소중 하나가 “저 사람하고 평생 얼굴 맞대고 살 수 있을만큼 저 사람이 성격 좋고 유머감각 있고 나랑 사상이 맞는 사람인가” 하는 겁니다. ?(특히 제 경험상 유머감각이나 사상이 중요합니다.)? 내가 그런 좋은 사람이라도 말이 안 통하면 어필할 방법이 없으니, 인간관계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언어를 꼭 잘 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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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위안이 될만한 건, 대부분 이공계 쪽에서 필요한 언어 실력은 문과 쪽 일보다는 낮다는 겁니다. ?(탈조선하셔서도 화공 쪽 일을 계속 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본인 지인 중에 중국 북경대학교 학부를 졸업해서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수학과 박사 학위를 따고 미국에서 교수 하시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의 영어 실력은 회화 도중에 문법도 자주 틀리는 수준이지만 일에 관련된 (수학) 의사 소통을 하기에는 충분한 수준입니다. ?저 지인 스펙이 너무 대단해서 예외적인거 아니냐고 생각하실 지 모르겠는데, 제가 아는 이공계에 종사하시는 분들 상당수가 영어는 뛰어나지 않더라도 성공적으로 살고 계십니다. 그러나 무슨 일을 하건 언어가 현지 사람들 보기에 답답하지 않을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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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으셨으면 대체 그놈의 언어를 어떻게 배워야 할 지 궁금하실것 같은데, 여건이 되신다면 배우고 싶으신 언어 (예를 들어 영어)만 하는 환경에 가셔서 거기 어느 정도 사는게 최상이라 봅니다. ?강제로 외국어를 배우고 외국어로 의사소통을 해야 살아남는 환경에서 살면 언어를 훨씬 빨리 습득할 수 있는건 물론이고, 그 나라 문화도 교과서같은게 아니라 몸으로 배우기 때문에 녹아드는것도 훨씬 빠릅니다.? 본인이 영어 모르는 상태에서 영어만 하는 환경에 가서 영어를 배웠기 때문에 이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물론 이견이 있으실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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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취업에 관해 좀 말씀 드리겠습니다.? 미국이나 영국이나 유학생들이 많이 타는 취업 루트는 대학원 졸업한 다음에 취업 비자를 받는 건데, 영국은 예전부터 유학생들 졸업한 다음엔 취업하기 어려운 걸로 유명했습니다.? (현 보수 정권이 이민 줄인답시고 유학생들 취업 더 어렵게 한것도 한몫 했습니다.)? 미국에서 대학원 졸업 후 취업을 하려면 H1B라는 취업 비자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개인이 신청하는게 아니라 고용주가 직원을 대신해서 신청해주는겁니다.? (그러니까 일단 일자리를 구해 놔야 취업 비자를 받을 가망이라도 생기는 겁니다.)? 이공계 일자리는 H1B 비자 주는데 좀 우대를 해주기 때문에 약간 받기가 쉽지만, 그래도 H1B 받을 가능성은 반반정도입니다 (경쟁자가 늘어나서 그 반반 확률도 줄어드는 추세구요).? 이런 리스크를 알고도 미국 유학 취업 루트를 타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제대로 된) 미국 학교에 오면 취업 정보도 정확한 걸 얻을 수 있고 취업 하는데 도움 되는 인맥을 만들 수 있다는게 한몫 하는 것 같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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