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초창기부터 줄기차게 유전자론을 주장했던 박멸장인세스코입니다.
혹시 《더 기버》라는 영화를 보셨는지요?
못보신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결말과는 무관하므로 안심하고 읽으셔도 됩니다.
배경은 근미래사회에요. 사회가 '커뮤니티'라는 단위로 돌아가요. 모든 사람이 똑같은 옷을 입습니다. 모든 가정은 아빠, 엄마, 아들, 딸 이렇게 4인가족으로 구성되어 있고 모든 가정이 똑같은 식사를 배식받습니다. 정량이 담겨져서 집으로 옵니다. 또한 가족이 혈연관계가 아니라 배정받은 가족입니다. 이 사회에서는 번식을 못합니다. 유전공학이 발달해 아기를 만듭니다. 만든 아기가 유전적으로 열등하거나 신체, 정신 등등 '부적합'한 요소를 가지면 약물을 투입해 죽입니다. '직위해제'라고 말을 합니다. 죽음이란 개념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모두 비슷한 큰 키, 준수한 외모, 건전한 성격, 동일한 육체적 조건들을 가지고서 태어나요. 그래야만 차별이 없는 사회가 되기 때문이죠.
또한 이 사회의 사람들은 정확한 언어만을 사용합니다. 은어, 욕설, 약어 같은 것을 아예 쓰지 않습니다.
이 사회에는 범죄가 없습니다. 매일 아침 집문 옆에 설치되어 있는 장치에 손목을 갖다대서 주사를 맞습니다. 이 주사는 시기 질투 증오 충동 등등 모든 악한 감정을 억제하고 '사랑'도 없앱니다. 이 사회의 사람들은 연애감정이 없습니다. 남녀의 차별도 없습니다. 모두가 평등한 사회구성원일 뿐입니다. 홀로그램으로 나타나는 아줌마가 감시자입니다. 만약 주사를 맞지 않거나 사회에 있을 수 없는 행동(거짓말, 범죄 등등)이 발생하면 아줌마가 스르륵 나타나 경고하고 만약 그것이 심각한 수준이면 원로들의 회의를 통해 직위해제 시킵니다.
모두가 똑같은 교육과정을 이수하며 모두가 똑같은 차량, 자전거를 타고 다닙니다.
일정한 나이가 되면 직업을 배정해줍니다. 모든 활동들이 기록분석되어 가장 적합한 직업을 배정해줍니다. 모든 사회의 구성원들은 자기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며 그것을 삶의 목표로 여기며 살아갑니다. 그러니 당연히 화폐같은 것은 없겠지요.
여러분 해답은 이것입니다. 우생학적 사회개조론만이 유일하고 참되고 올바르며 아름답기까지한 해결책입니다
제도, 법, 체제가 아닌 인간이 문제이기 때문에 인간을 개조해야 합니다. 저능아들, 싸이코들, 꼰대들, 미개인들 싹다 죽여버리기엔 윤리충새끼들의 반발이 너무 거셀 것이므로 우선 그들이 수명이 다해 죽기까지 기다리고, 앞으로 태어나는 사람들은 유전공학으로 전부 개조해서 범죄충동을 일으키는 유전자나 온갖 악한 감정들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최대한 잘라내고 지능을 높이며 외모 수준이나 신체 조건들을 상향평준화시켜야 합니다. 선한 감정, 이타심, 성실함을 향진시키는 약물을 주기적으로 주사해야 합니다. 이런 것이 가능하게 된다면 저부터 개조받을 겁니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해답이요 궁극적인 해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