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잭잭
1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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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작:
어릴때부터 좀 집이 못살았는데 애비는 배운놈이라서 이과공부 오지게 시킴. 나름 머리좋아서 좋은 고교가서 최상위 대학 들어감. 
근데 의대가 아니라서 나름 자괴감도 들고(사정이 있었음) 내가 월급쟁이 야근 풀로 돌리면서 사오정 당할때까지 재벌 분들 배불려주려고 조뺑이 까고, 무상으로 군대까지 가서 잡초까지 뽑아야되는건가.... 하면서 자괴감이 들때즈음, 유학을 생각하게됨. 
그 때마침 내가 대학에서 하던 학생활동에서 뭔가 문제가 일났음. 그 일때문에 교수들이 뒷돈 드럽게 처먹는거, 밉상인놈만 법들이대서 찍어내는거, 사람 믿을거 없다는거 깨닫고 미련없이 떠나기로 결심. 

2.첫발, 위기:
나름 공부나 글쓰기를 잘해서 반년 준비했더니 어찌어찌 세계 최고대학 중 하나에 합격. 조금 늦었지만 뭐 재수나 삼수했다 치고 입학결심. 
문제는 시발 학비지. 나는 내가 이렇게 좆나 못살고 좋은대학 붙으면 장학금이 어디서는 올줄 알았당깨요? 현실은 시발 알고보니 장학재단도 돈있는 놈들이 선발 교수진들 룸싸롱 보내고 뒷돈줘서 붙는거, 재단 고위급 인맥의 자식들이 대부분받는거고,, 나처럼 어렵게 탈조샌하려는 놈은 특히 학부과정은 안주더라. 나중에 탈조센할까봐(석박사때가면 영어 마스터가 불가능해서 탈조센 거의 불가). 
그래서 시발 장학금편지 좆나 돌리고 여기저기 찾아가고 지랄하다가 결국 돈 못구하고 일년 입학미룸. 
그때부터 애미도 팔아가면서 과외뛰고, 애미는 원래하던 직장에서 더 노예처럼 일하면서 다행히 학비 벌음(애비는 사업이나 계속 말아먹고 현재 노가다하면서 자기 빚갚기도 바쁨 ㅋㅋ). 

3.오래된 시작, 노력과 노력적 갈등:
현지 도착. 와 시발 사람들이 영어로 이야기하고 진짜 건물들이 막 동화에서 보던 그런 식이여서 깜놀. 근데 내가 그런 곳에 사는거더라. 핸드폰 시그널 졸라 안잡혀 시발 ㅋㅋ 게다가 여기 기숙사 비가 우리 가족 사는 집 월세 두배임 시발 ㅋㅋㅋ 월세살이 하층민 놈이 귀족학교 다닌당께요?
나름 수학관련 전공이라 인도랑 짱개애들 절반은 있을줄알았더니 90퍼가 다 현지애들ㅋㅋㅋ
와 진짜 뭔말하는지 첨에 하나도 안들리니까 미치겠더라. 그래도 노력해야지 노력충이. 진짜 낯짝에 철판깔고 아시안 원숭이가 되서 파티 술자리 뭐 어느 이벤트 모임 다 참가하면서 사람들 만남. 클럽도 안되는 피지컬로 따라감. 
당연히 그 와중에 공부 다 따라가야지(좆나 토나오게 힘듬. 대부분 애들이 공부만하다가 졸업함)+취직준비해야되니 인턴 수십개씩 돌리지(영미권은 해당회사 인턴을 안하면 취업이 불가능), 인턴 지원은 뭐 대충하나? 안되는 영어로 이력서 쓰면 수십번씩 선배들이랑 학교 커리어센터가서 몇달간 고쳐서 내고 회사설명회 가서 주서들은거 자기소개에 써야되고,,, 온라인테스트도 준비하고 인터뷰도 각각 수십번씩 준비해야되고....
좆나 피가말리게 뛰려는 와중에 한인회의 존재 확인(사실 입학미룰때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좆나 그후로 끈김 연락이.) 가봤는데, 내 유학의 목적에 도움이 안되니 눈물을 삼키고 현지인처럼 사느라 한인과는 교류 안함. 사실 씨발 다들 최소 은수저에 현지인 영어 장착이라 미래걱정없이 사는 애들이라 같이 있으면 내 미래가 준비가 안되서 거리를 둔것도 있음. 몇번 정도 '야 우리 얼굴좀 보자~' 식으로 이야기도 하더라만 거절. 거 한국 놀러가기만 하는 친구들이 한국식 엠티니 술문화는 얼마나 잘알던지,,여튼. 
첫 일년은 당근 인턴지원도 영어도 다 무참히 깨짐. 공부는 그냥 평상타 치고 귀국. 

4.자기와의 싸움:
그래 여름에 한국외서 닥치는 대로 인턴하면서 과외 뛰었어. 내 생활비는 내가 반드시 벌어야했고, 한국서라도 인턴 해야지 내가 말빨이 서서 현지서 인터뷰를 하지. 걔들이 누구좋으라고 영어도 떠듬거리는 아시안몽키한테 돈 많이 주면서 일같이하냐?
직업상, 엄마랑 같이 동업식으로 일을 하기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 모르고 엄마 욕하는 고객한테도 일 받아가서 생활비모음. 제대로 엠창 인생이다 ㅋㅋ
한인놈들 방학에 한국에 와서 클럽데이니(클럽이나 술집을 통째로 빌림 시발 ㅎㄷㄷ;;)하는거 대충 가보고 또 나는 현실로 돌아와서 헬조센 만끽. 그렇게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이학년이 됨. 

5.아아 도망치고 싶다. 끝없는 괴로움, 외로움:
이학년이다. 요번에 인턴 못잡으면 망하는거다. 인턴 삼십개는 넣음. 다 회사설명회 가보느라 거기서 주는 밥만으로 한달동안 저녁을 내돈주고 안먹을정도 ㅋㅋ 일학년때랑 다르게 걔들이 하는말이 들리기는 하더라 이제. 한국에서 나고자라서 영어는 시부랄 학교서만 배운놈이 출세한거지. 근데 회사 설명회 왜 가느냐고?
영미권에서 금융권 취직은 '네트워킹'이 중요하거든. 그 회사 누구한테 추천을 받지않으면 인터뷰도 못잡아. 그니까 회사 설명회에서 거기 직원들이랑 야부리 털면서 나를 각인시켜야되. 여름에도 홍콩가서 그짓했었지 ㅋㅋ 그렇게 학사경고 위기라는 교수들의 충고도 무시하면서 인턴지원&인터뷰&네트워킹으로 얻은 인맥들 똥닦아 주기(여기서도 한인 조심해야되더라 시벌 ㅋㅋ 부려머금 샹놈들이 ㅋㅋ)... 인터뷰는 당연히 현지화 안된영어로는 택도없으니 계속 떨어지고, 분명 내가 왠만한 중국이나 외국인들보단 잘하는데 떨어지니 계속 인터뷰 연습, 복기, 좌절후 다시 마음잡기.... 이런 혼로 싸우는 와중에 어느 대학 누가 투자은행 붙었다더라 소리 나돌고.. 괴로웠지. 
인터뷰도 못보고 찢겨나가는 내 지원서. 분명 내 수준의 영어로는 감출수없는 조잡한 말하기. 어렵게 잡은 인터뷰가 날아가는 허무함. 그 와중에도 참 편하게 사는것처럼 보이는 한인 새키들, 그런 arrogant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동질감있는 단체인 놈들로 부터 단절되는 고통.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 가족에 대한 책임감. 가족 한명이 사고로 다리 병신이 됬는데도 나는 인턴 지원한다는 핑계로 안 돌아간(지행기값도 없고 시팔) 죄책감. 미치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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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 대해 이참에 짚고가자. 현지에서 취직하려면 영어를 얼마나 잘해야되냐? '인터뷰에서 인터뷰어를 말로 발라주는 수준'이 되야한다. 왜냐면 그런게 아니면 걔들은 너라서 특별할 이유가 없거든. 그 수준의 영어는 '들리는것'은 기본, '의사표현'은 필수, '대화를 리드하면서 위트를 주거나 시선을 모으거나 주위를 압도하는' 최고단계의 언어사용이 적용되야 가능하다. 여자 후리기랑 비슷혀. 근데 이런 언어는 현지서 일이년 갖고 안된다 진짜 한국인 안만나도. 영어교재 바깥에서 현지인들의 문화나 의식, 미묘한 뉘앙스를 알아야지 고급언어 사용이 가능하거든. 그러니 최소 사오년이 필용하고, 고딩때 유학온놈은 대딩때부터, 대딩부터 온놈들은 현지 취직이 된다는 직딩때부터 그런 현지인의 삶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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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학년의 반년을 취직활동에 다 걸고 정학만 면하는 짓을 반복. 그랬더니 30개 회사 냈는데 29개 회사에서 리젝(실패했다고) 메일이 오더라. 망한거지. 정말 괴롭게 참으면서 나만큼은 니들과 다르게 여기서 성공하리라 다짐했었는데 ㅋㅋ... 우울증약으로 버텼다. 머리가 멎거든. 근데 이 약을 먹으면 두뇌가 느슨해져서 내 전공공부가 안되니 먹다 안먹다 반복 ㅋㅋ 진짜 멘탈이 씹창났지. 진짜 내가 똥꼬까지 핥아주던 한인 선배가 허세부리면서 나 꽂아준다던때는 언제고 나 광탈메일 받았을때는 진짜 하늘이 무너지더라. 그래도 주갤하면서 버텼다ㅋㅋ
그리하여 남은 인터뷰는 이제 단하나. 그 회사는 너무나도 큰 세계최고의 회사이며 일년에 단 스무명도 안뽑는 곳이라 기대도 안했지만,, 여튼 비디오 인터뷰는 봐보라고 느지막하게 오더라? 인터뷰 최후순위로 밀린거지. 바로 리젝시키긴 그러니까 인터뷰는 보고 떨어지라는 수준. 
어떻게 됬게?

6.큰 상처 끝에 첫발:
비디오 열심히 찍었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그 즈음 믿었던 대학동문이 만든 회사, 일학년도 뽑는다던 그 회사에서도 리젝메일을 받고!... 가뭄에 콩나듯 한번 만난 한인 여자애도 씨발 개 좆병신 노력충보길 우습게아는 사장님딸이라서 멘탈 금가고....
그렇게 미치지 일보직전이고 새벽마다 주갤에 나 벨트로 목묶고 자살할지말지 글올리던 와중에,,, 그 마지막 남은 회사에서 최종인터뷰 보라고 연락이 오더라?
와 시발 처음으로 최종인터뷰 단계까지 가보는거라 개 긴장. 물론 그간 수번이고 인터뷰를 떨어진 아픈 상처들을 되새기며 이미지트레이닝함. 
수도에 도착. 수십층짜리 본사 43층에서 실무진과 인터뷰. 역시 김치남 안되는 영문법으로 여튼 이미지트레이닝 한데로 읊음. 학교 복귀. 
이제는 정학 직전까지 간 학교공부 수습. 과제 다내고 실험 다 끝내고 재시험치고...


하는 와중에 오퍼(합격했다고) 메일이 오더라. 전화로. 
전화가 자꾸 신호가 안잡혀서 누군가 전화는 오던데 스팸이거니 했는데 설래긴했거든. 
정말 진짜... 막 눈물흘리거나 막 행복하거나 그런건 아니더라. 그냥 애낳은 느낌? 이 찢어질듯 사람 공부 행복 다 털어놓은 결과물을 받긴받았구나. 내가 정말 쓰레기는 아니라 그래도 사회에서 인정은 받을수있는 존재구나 하는 안도감. 이런게 들더라. 

이제 계속 회사에 붙어서 영주권도 받고, 이렇게 근면하고 선진적이고 합리적인 문화의 사람들과 살아갈수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탈조센의 첫발이지. 탈조센은 현지에서 경제활동을 하지못하면 불가능하거든. 그래서 정말 안도했다. 정말 큰상처들이었어. 

7.현재: 뭐 학교다니고 있지. 정학당하려던데 겨우겨우 막고. 여긴 재시험쳐서 학점 수습이 가능한 신기한 동네라 ㅋㅋㅋ 그리고 인턴 들어갈거 슬슬 준비해야지. 일년에 한인 통틀어서 영미권 금융계 핵심부서에서 취직되는 한인들이 손에 꼽을 지경이니(영미 합쳐서 30명?),, 그 사람들 따로 또 네트워크가 있더라 ㅋㅋ 거기서 나랑 비슷한 마음가짐의 사람들을 보면서 또 동질감도 느끼고. 
아. 학교내 한인들과는 결국 끝났어. 나는 아싸야. 단톡에 밥먹자는 톡에 답장하나 없는 굴욕감. 근데 어떻게해 나는 걔들처럼 돌아갈 청담동 집이 없는걸. 짊어지고 가야할 고통이겠지?
내 자식만큼은 백인 유전자, 백인 문화룰 받고 건강한 교육환경에서 성격도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그때즈음이면 탈조샌했다고 할수있겠지?

(디시펌)

 

 

 






  • 방문자
    15.10.06
    이거 쓴분은 대단하시네요
  • Fiat Voluntas Tua, 글쓴이가 제시한 길(유학->정착)은 이 나라를 떠나서 외국으로 연착륙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최상의 시나리오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제가 준비해오는 방법과도 비슷하지만, 저는 아직 이 나라에 묶여 있고 글쓴이께서는 이미 떠났다는 것이 차이점이네요.
    군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셨는지요? 제 탈조선 계획에서 제일 걸림돌이였던 것이 군대 문제였거든요.. 지금은 해결되기는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는 해결책인지라 탈조선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더군요. 사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탈조선을 포기하는 최종보스같은 느낌의 이벤트가 군 복무인지라,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면 모든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사실 탈조선 목표일이 미루어지면서 최근에 좀 우울했습니다만, 제가 택한 것과 비슷한 길로 나가서 성공한 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합니다. 감사합니다.
  • 아... 본인 글이 아니라 펌글이였군요... 질문드린 건 그냥 무시해 주세요. 어찌 되었건 좋은 사례글입니다.
  • Slave
    15.12.13
    이글 원본 링크를 알 수 있을까요?
  • 노오력
    15.12.15
    마음이 않좋습니다. 글쓴이 노력은 보이는데 그성적으로는 인턴에서 정사원으로 이어지기 힘들겁니다. ㅜㅜ
  • ㄱㄷㄱㄷ
    15.12.21
    와 진짜 이렇게 오지게 열심히 사는사람이 있구나..... 난 뭐지 미생물인가
  • 15.12.24
    난 유학갈 돈도 없는데 ㅋㅋ
  • 박수침
    16.01.15
    노력에 뜨건 박수를~~
  • ㅁㄴㅇㄹ
    16.05.03
    와 진짜 리얼 노력파다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서 이 노력했으면 진짜 이름 날릴정도로 성공했겠다
  • 지각대장
    16.07.19
    글을 재밌게 잘 쓰는 듯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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