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모모2015.08.08 14:32
이건 뭐 진짜 사고의 흐름이 유아수준이네.

1. 케네디는 위인이다
2. 위인이 저렇게 말했다
3. 그러니까 저 말이 맞다
* 위인이 위인인 이유는 타의 모범이 되니까(ㅋㅋㅋㅋㅋㅋㅋ)

저번에 내가 말했지? 답이 너무 명확하게 나오면 다시 생각해보라고. 이번에 니가 싼 글도 딱 그거야. 넌 니가 국까들을 멋지게 비판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저건 애초에 비판조차 성립하지 않아요. 일단 위인이라는걸 설정하고 그 권위에 의존해서 근거 없이 주장을 편다는 것 자체가 논리적 오류(권위에의 호소 - Appeal to Authority)고 걍 헬조센 노예 인증이야. 그런걸 베이컨 형은 '극장의 우상'이라고 말하거든?

애초에 "위인은 무조건 옳은가?"와 그 이전에 위인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회의를 동시에 해봐야 해. 위인이나 위인전이라는건 그 작가가 특정한 '의도'를 갖고 만든거야. 그리고 그 의도는 대부분 독자에 대한 '근대민족국가'에 필요한 인간상의 주입이지. 19세기 조선에서 '이태리 통일 삼걸전', '애국부인전' 같은게 쓰여진 것도 같은 맥락이야. 또 위인이 절대적인 것도 아니다. 예를 들면 나폴레옹 같은 경우는 당대엔 존나 위대한 위인 -> 왕정복고 후엔 미친 패역도당 -> 나폴레옹 3세 치하에서 다시 위인 -> 3공화정에서 또라이 찬탈자 ->순으로 이미지가 바뀌거든? 이렇게 위인의 기준 자체도 사회의 흐름에 따라 부침을 거듭하는거야.

그런 맥락에서 봤을 때, 케네디 역시 위인이라는 그 장막을 걷어내고 보면 그냥 미국 대통령이다. 그것도 행적의 50%정도는 뻥튀기고. 물론 쿠바 미사일 사태를 유혈충돌 없이 해결한것은 칭찬해줄만한 일이고 인권신장이나 복지 측면에서는 공이 없다고 할 수 없지. 근데 피그스만 사건이나 베트남전 촉발은 씻을 수 없는 과오인것도 맞다. 가외지만 아무데나 쑤셔박는 아랫도리 문제도 있었고. 또 저 발언 자체가 니가 그렇게 좋아하는 전체주의적 맥락에서 써먹을 수가 없는 말이야. 대강 냉전 종식을 위해서는 미국과 세계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맥락이거든.

http://www.jfklibrary.org/JFK/Historic-Speeches/Multilingual-Inaugural-Address/Multilingual-Inaugural-Address-in-Korean.aspx

연설문 전문이니까 읽어보고.

마지막으로, 비트겐슈타인 형이 말했다니까.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라'. 좀 모르면 공부를 하던지 아니면 처싸물고 있어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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