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시골이라 관내에 영화관이 없음..

그래서 가끔씩 영화를 상영해주는 아트홀이 있는데..원래 여기는 콘서트홀이다.

콘서트홀이라서 커피나 팝콘 같은 것은 먹으면 안된다고 하네.

암튼 오늘 보고왔는데

은근히 웃기고 재미있더라.

보통 여기서 영화 상영하면 보통 3000원/2000원(청소년)/무료(노인) 이렇게 받거든.

근데 여기서 무슨 축제를 하는데 그런 기념으로 공짜로 한댄다..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레알 많이 왔음.

뒷자석 쪽에는 아줌마-할머니급들이 많이 포진했는데..

와 영화를 잘 안보신 분들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또래들이 많아서 그런가

영화보면서 감정이입 엄청 하더라. 뒤쪽 씬에서 경찰대생 둘이 범죄자 제압하는 장면에서는 박수치고 난리났음.

뭔가 약간 인도영화같다고 할까..인도에서는 중간에 노래하고 춤추는 타임이 있잖아?

사실 인도에서 영화는 서민들의 거의 유일한 엔터테인먼트라서 그런 장면 안 넣을 수가 없고

(영화관에서 같이 춤추고 노래하면서 논다고 함)

또 영화가 너무 짧으면 안되는게..인도 서민 입장에서는 정말 큰맘먹고 영화관 오는 건데 그냥 딸랑 1시간 30분이면 이 사람들이 열받는거야.

그래서 인도영화가 런닝타임이 길다고 하지..

암튼 아줌마들 아주 박수치면서 재미있게 잘 보시더라..

앞쪽에 앉은 청소년들은 뭐 조용히 있고..

 

암튼 어리버리한 경찰대생 둘이서 납치사건..사실은 더 큰 사건을 해결한다는 플롯인데

그저 그럭저럭 볼만은 하더라.

근데 영화 중간쯤에 그런 장면이 있는데 

생도를 지도하는 여자가 1시간내에 산을 타고 돌아오지 못하면 경찰대 다닐 수 없다고..

그래서 주인공이 발을 삐는데 다른 애들은 시간내에 들어올 수 없다고 그냥 외면하고 지나가고

딱 한 사람만 주인공을 업고 들어오는데..

나도 그거 보면서 다른 곳도 아니고 경찰대에서 어려움에 빠진 동료를 외면할 수 있나? 생각했는데..

역시나 생도지휘관이 니들은 동료를 외면했다고 한 바퀴 더 돌게 하더라.

사실 당연한 거지..그 정도도 경찰대생이 머리가 안돌아서 어디 해먹겠냐?

근데 아무리 경찰이 바쁘다 해도 저런 납치사건 같은 중대한 사건해결에 광역수사대가 더 급한 일이 있다고 해서

외면하는 것은 이해가 안 가더라.

이게 경찰대생 두 명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도입한 설정인거냐? 아니면 광수대가 그렇게 바쁜 거냐?

여기 시골은 진짜 경찰들 꿀 빨더라..무슨 사고같은 게 별로 없음. 간간히 대형사건이 터지긴 하는데 기본적으로 다 노인네들이라서

무슨 사건 같은게 좀처럼 일어나지 않지..

놀면서 쉬엄쉬엄하고 싶으면 경찰해서 읍면 단위로 와라..진짜 조용하고 평화롭게 인생 보낼 수 있다.

아무리 어려워도 경찰은 빡대가리라도 공부를 하면 되긴 한다더라..






  • 방문자Best
    17.11.02
    저번에 블레이징님이 올린 글을 보니, 시골 경찰은 법을 수호하고 어쩌고 그딴 거 없고, 그냥 그쪽 주민들이랑 서로 봐 주고 그런 사이라는 말도 있더군요. 도시는 법 체계가 형식상이라도 유지되지만 시골은 그렇지 않다고 하심.
  • 저도 그래서 정 안되면 그쪽으로 갈까 하는 생각도 있는데요. 

    보통 시골은 연고자만 가는 데라 그 동네 사람이 가는 게 일반적이고 사건사고도 별로 없어서요. 아예 경찰서가 마을에서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고, 범죄자를 상대해야 하는 도시 경찰과 달리 대부분 교통사고 업무를 처리하기에 업무부담도 상대적으로 낮지요.
     
    이는 그 동네 9급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인데요. 
    도시 공무원들은 야근이 상당히 흔한 편이나 시골 동네 9급은 일도 많지 않고 보통 4시반에 칼퇴근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도시 공무원과 월급은 같으니 꿀보직이지요. 
    대신 이런 공무원층은 지역 유지들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고 간혹 부당한 일이 있을수도 있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외가 쪽이 그런 집안이라 이런 점에서는 큰 불이익은 없을지도...
     
    솔직히 어중간하게 헬조선 IT 연구기업이나 야근하는 대기업같은 데 기술자로 들어가서 갈리는 것보다는 이게 좀 더 나을 것 같기는 하네요.
    어차피 이런 시골은 도시마냥 경쟁률이 100:1 이런것도 아니고, 시골 전산직이라면 커트라인도 65점 정도 수준이라 6개월정도만 공부해도 합격하는 케이스가 드물지 않고, 기술자로 대기업 무난하게 들어갈 수 있는 머리면 이것도 1년 미만으로 공부해서 충분히 붙습니다.
     
    다만 근래에는 법이 변경되어 이러한 시골 공무원은 해당 동네에 3 - 4년 이상 거주한 경우에만 시험응시가 유효하기에, 도시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거의 응시하기 어렵긴 합니다.
     

     
    청년경찰 영화는, 아무래도 극중 전개를 위해 많은 부분이 미화되거나 오도 혹은 과장된 측면들이 많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종의 액션 영화이자 서민들의 대리만족형 영화이므로 그저 그려려니 할 뿐이네요.
  • 방문자
    17.11.02
    헬에서의 생존대안보다는 탈조선을 합시다.. 
  • 아몬
    17.11.02

    글쎄요. 조선 시골은 헬조선 문화 병폐 최고점의 산 증인들 거의 화석급의 사람들이 많은데 그거 감당이 가능할지 저라면 안갑니다. 시골 마을과 거의 단절된 곳이라면 모를까

  • 생각보다는 괜찮은 편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인생의 대부분을 시골에서 보낸 편인데, 시골 애들보다 서울 애들이 더 영악하더군요. 
     
    헬스러움을 당하는 건 보통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는 경우인데요.
    시골에 늙은이들이 많지만 그들과 직장이나, 학교, 사교생활에서 그다지 같이 있을일은 없고 가까운 이웃집이라고 해도 500미터는 떨어져 있으니 그다지 민폐스러울 일은 없긴 합니다. 
    도시에서는 이웃 간 싸움이 그리 어렵지 않게 이웃 간 폭행으로 이이지기도 하는데, 시골에서는 적어도 그럴 가능성은 없거든요.
     
    게다가 경찰이라고 하면, 그래도 과거 구시대에 공권력의 힘이 지금보다 더 강하던 시절의 기억이 있어 노인네들이 그렇게 막 함부로 굴지도 않을 것입니다.
  • 방문자
    17.11.02
    저번에 블레이징님이 올린 글을 보니, 시골 경찰은 법을 수호하고 어쩌고 그딴 거 없고, 그냥 그쪽 주민들이랑 서로 봐 주고 그런 사이라는 말도 있더군요. 도시는 법 체계가 형식상이라도 유지되지만 시골은 그렇지 않다고 하심.
  • 원래 시골은 공무원도 그 동네 출신이 되기에 일종의 작은 사회가 형성되는 경향이 있구요.

    그렇기에 원래 시골마을을 고향으로 해서 살던 사람이거나 그 동네 사람과 결혼한 게 아니면, 솔직히 시골에 내려가서 사는 게 그리 좋지만은 않을 수도 있어요...

     

    외지인이 공무원으로 들어와 사는 것도 쉽지않은 않구, 제가 살던 동네에도 외지인 출신 공무원이 있었는데 10년이 지나도록 8급 한직에서 못 벗어나더라구요.

     
     
    저같은 경우에는 시골이 고향이니 내려가서 살아도 불이익이 없지만
    외지인으로 들어가서 살려고 할 경우, 원래 살던 사람들과 충돌을 일으키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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