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기름찌꺼기등불
17.12.31
조회 수 149
추천 수 1
댓글 0








요즘 서울의 도심은 내게 겉껍데기같은 곳으로 느껴진다.

 

거리는 활기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 아니라 그저 다닥다닥하게 콘크리트와 외장재로 꾸민 전체적으로 허상을 세워놓은 시가지로 보이고,

 

대로와 골목은 전부 호객을 위한 얇고 저렴한 세트벽면의 공간일 뿐이며, 이미 건물도, 그 안의 사람도 다 영혼이 없는 허깨비처럼 느껴진다.

 

거리에 존재하는 화려하고 그럴싸한 외적 인프라들도 뭔가 예전 과거의 서울에 비해서 대부분 더 을씨년스럽다고 느껴진다.

 

겉으로 보이는 규모와 수치적인 면으로는 측정되기 어렵지만 예전보다도 못한, 풍부한 유분끼가 없어 보이는 알량한 폐허의 도시, 이게 내가 보는 지금의 서울의 모습이다.

 

넓은 대로와 아파트 대단지 스카이라인으로 맞바꾼 겉만 그럴싸한 경기도도 역시 폐허도시 뿐이다. 지방도 을씨년스러움은 같을 것이다.

 

그게 결국 현대인의 내면이 그렇고, 사람 대 사람 간의 활기가 사라져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한다.

 

착각하는 게 과거에 비해 한국인들과 한국 사회의 가치들이 더 다양해 진게 아니라 그저 사람들 각자의 정신세계가 더 파편화되고 상식과 가치가 무너지고 갈라진 것 뿐이다.

 

이상해 진 것과 달라진 것의 차이, 좋게 달라진 것이 아니라 이상하게 달라진 것의 차이를 많은 사람들은 알아차리지 이해하지 못한다.

 

요즘엔 다들 주변 지인들의 도움과 협조도 신통치가 않고 인생이 그저 밥먹고 일하고 생존해 있는 수준으로만 머무는 이들도 상당수라

 

확실히 각자 개인에게 일어나는 소소하고 내밀한 관계와 공감의 맛이 예전보다 크게 사라졌다. 가치관은 시크를 지향하고 개인화 되었다.

 

이것은 이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적으로 모두 일상화되고 정착화되고 있는 오래된 사회문제다.

 

하지만 미디어와 온라인상에서도 다들 외롭지 않고 즐거워 보이는 연출만 할 뿐이다.

 

현실은 대부분 무스타파 행성의 보바팻처럼 고독하게 살아가는 모양새이다.

 

중산층마저 황폐해진 요즘의 시대의 관계 해체를 인정하지 못하고 "나는 아닌데? 친구 많은데? 더 좋은데?" 하는 자들은 구라거나 행운아거나 아니면 그저 바보일 것이다.

 

서로를 피곤하게 하는 관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람은 관계를 통해 이어지고 공감을 나누어야 한다. 적어도 인간 전부에 대해 냉소하지는 말아야 한다.

 

사회와 개인은 절대 따로 때어낼 수가 없다.

 

냉소를 걷어내고 여자와 남자가 만나 스파크가 튀어야 하고 단체와 조직 안에서는 서로는 알송달송하면서도 함께라는 유대감을 느껴야 한다.

 

그러면 우리네 예전에 보편적인 삶의 무대 속에서 뜻밖에 만나게 되었던 그런 괜찮은 인연이란 대체 다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미 대부분 해외로 떠나버렸고, 온라인의 영역으로 다 들어가 버린 걸까? 정상인들은 다 어디로 갔나?

 

이제 사적 솔로의 대중사회에서 다시 관계지향적인 공동체사회로는 진정 바뀔 수가 없는 것인가?

 

혼자로도 사는 데 쿨하지 못한 타입들은 오늘도 사람에 대한 외로움을 끌어안으며 혼술로 마지막 날을 보낸다.

 

이 고도로 편리해진 현대사회에서 수백만명이 필요에 따라서 제대로 이어지지도 못하고 외롭게 지내야 한다는 건 정말로 안타까운 아이러니다. 

 

 

IT코리아 헬조선은 외롭다.

 

 

 

 

 

 

 

 

 

 

 

헬조선1.jpg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댓글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공지 헬조선 관련 게시글을 올려주세요 73 new 헬조선 9188 0 2015.09.21
27913 여기에도 민족주의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 같지만 42 new Delingsvald 175 4 2016.10.25
27912 '임신'했다고 남자친구에게 버림 받고 자살한 여대생 42 new 시대와의불화 1484 6 2016.06.14
27911 3급 공무원이면 불만하면 안되냐? 42 newfile 폴리스 837 6 2016.02.23
27910 백인 여자가 에이지언 남자친구를 부모님에게 소개시켜줄때 생기는 일. 41 new 슬레이브 1509 2 2017.09.11
27909 그리고 하나만 더물어보자. 41 new Mihel 148 2 2017.07.31
27908 ㅋㅋ 내가 얼마전 나이프 호신에 대해 글을 올렸었는데 41 new 블레이징 312 7 2017.03.16
27907 똥좆소 연구개발의 실체 40 new 갈로우 801 4 2017.05.30
27906 애국국까들아 괜한발악 하지말고 현실을 받아들여라 40 new 다이쪽본시대 209 5 2017.01.10
27905 인공지능의 통제도 받기도 싫다면 해답은 40 new 앵그리 433 2 2016.12.11
27904 일제 시절 식근론이나 수탈론을 광신적으로 믿으면 안되는 이유 39 newfile 노인 224 1 2017.11.01
27903 탈조선을 생각하면 하루하루 나날이 힘듭니다... 39 new HoganBernito 1087 7 2017.10.09
27902 오랜만에 프로불편러 한번 해보자. 39 new 블레이징 351 8 2017.10.05
27901 It 쪽으로 궁굼한거 있으면 나에게 언제든지 물어봐라. 형이 알려준다. 39 new 교착상태 741 8 2017.08.21
27900 블레이징 님의 의견에 대한 보충. ㅡ 자본주의야말로 진짜 실패한 체제. 39 new 트로츠키주의자. 338 6 2017.03.14
27899 존하고 토론하는 글 39 new Delingsvald 161 5 2016.11.19
27898 여기서 친일 타령하는 애가 보이는데 39 new Delingsvald 328 7 2015.12.28
27897 [쉬어가기] 일본에서의 애니메이터의 위엄 39 new 갓본주민 319 6 2015.12.05
27896 감성팔이의 레파토리 38 new 노인 34 0 2023.06.11
27895 eit의 이중성 38 new 노인 45 1 2022.07.14
27894 노망든 한 유저에게(노인분.) 38 new 멍뭉이 78 3 2019.01.06
1 6 - 1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