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와튼스쿨?
1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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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 3
댓글 17








안녕하세요. 저는 21살 대학생이고

카투사 입대 예정입니다(1달 후)

 

누구나 인생의 실패를 많이 겪어나가는 것이겠지만, 저 역시도 실패라는 것에 정말로 지쳐있었고 사실 지금도 그렇긴 합니다.

그래서, 저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타인의 이야기를 접함으로써 제 자신과 여러분들의 비전을 나누고 싶습니다.

비전이라는 것이, 원대한 소망이나 목표가 아니라

사소한 가치관 하나하나에도 해당되는 말이며

자신의 열정을 뿜어내는 "방향성"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가치관조차도 흑백논리로 귀결되는데, 정말 싫어서 그렇기도 합니다.

 

우선 저는

중학교 시절에,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며 공부도 줄곧 잘했고 뭐 괜찮은? 삶이었습니다.

물론 외모 컴플렉스는 어느정도 있었구요.(친구들끼리 갈구는것에 괜히 상처받았죠)

 

그리고, 고등학교에 처음 입학해서는, 같은 중학교에서 단 한명도 배정받지 못한 이상한? 고등학교에 배치되어서

낯가림이 심한 저는 1학년 동안 사실 친구가 1명? 정도 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저의 가정형편이 정말로 힘들어요.

흙수저의 표본이죠.

초졸도 못한 부모님, 집 한채 지방에있어서 20년 넘게 살고있고

차는 당연히 없고, 가족여행은 1박2일 이상 가본적 없고 뭐 평범한건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둘다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 그래도 희망적인 건 할머니의 존재 덕분에

사랑을 간접적으로라도 체험? 했다는 점 정도겠네요.

 

아무튼, 이런 상황속에서 저에게 믿을 건 "좆 빠지게 할 수 있는 근성과 공부머리" 였습니다.

그래서

기숙사에 들어가서, 하루에 18시간동안 공부만 1년 반동안 했습니다.

하루도 안빠지고.

국어-10시간, 수학-30분, 영어-3시간, 한국사-4시간, 그외~

이런식으로 말이죠.

그래서 당연히, 모의고사 내신 등 문과에서 항상 최상위권을 유지했고

서울대 사회과학부를 목표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고3 올라가자마자, 국어 4등급의 점수를 보고 저는 너무나도 좌절했습니다

다른 과목은 모두 만점이었지만, 국어 4등급의 점수로는 극복할 수 없었죠.

더군다나, 어린저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놀고 먹던 아이들이, 수시로 대박을 치는일이 발생한것이죠.

심지어 어떤아이는, 가정형편이 곤란해서 수시로 말도안되는 입시결과도 얻었고 그랬으니 말이죠.(단원고특별전형급)

그래서 멘탈이 점점 피폐해진 저는 성적이 다시 하락 하게 되었고

수능 전에 공부를 재기했지만, 물수능으로 그마저도 실패했었습니다.

 

항상 열심히 하는 걸로는

학교내에서 "미친놈", "공부 하려고 급식먹고 뛰어가는 놈", "야자 끝나고도 공부하려고 경비원이랑 같이 퇴근하는 놈" "새볔 6시에 등교해서 11시에 하교하는 놈" 등등등

저의 수식어는 항상 극단에 치우쳐진 공부벌레였습니다.

그런 저에게 수능결과는, 믿을 수가 없었죠

 

그리고, 인터넷에서 떠도는

"학벌론", "비교하는 삶", "sky아니면 의미 없다" "학벌이 평생간다" 라는 글을 접하면서

극심한 우울증과, 기존의 비전에 대해서도 회의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cpa를 공부하고

제 자신의 career path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니

그 모든 것들이 저에게는 의미가 없었습니다.

 

 

대한민국, 아니 전세계 대다수의 사람들, 적어도 95%이상의 사람들은 죽기전에

스티브 잡스가 말한 "직관을 따르는 용기"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죽을 것이며

자의가 아닌 타의에 맞춰사는게 일반적일 것이고

그 과정에서 누가 더 잘 맞추어 사느냐에서 오는 상대적 행복과 박탈감에 의해 살것이며

"Why you will fail to have great career", "embrace your near win"이라는 강연에서 나오는

성공하는 삶이라기 보다는 "패배라고 하더라도, 그 열정을 추구하는 삶"을 살지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흔한 주제인 "학벌론"에 민감하고 컴플렉스가 가장 큰 이유 역시도 이해가 가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은 어떻게 해서든, 불확실한 열정을 따를 용기가 없고

그것에서 엇나가는 사례를 접할때면, 부정하고 싶어하며

그것을 통해 자신의 주어진 상황을 안정적으로 만들고 싶다라는 것.

또, 자신의 실패를 외부로 귀인시키는 인간의 특성.

또, 그놈의 "인식", 그리고 그 "인식"에 맞추어 자신의 "비전"을 형성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상.

그리고, 자신의 패배주의를 남들에게도 획일화시켜 적용하는 일반화의 오류.

나도 머가리에 든게 없으니, 남들도 ~스펙이 없으면 루저이겠다는 논리로 말이죠.

마치, 노력-입시결과의 상관관계 조차도 정확하지는 않다는 것을 이미 잊은듯이 말이죠. 

또 인터넷상의 넘치는 "카더라" 또한 그렇죠.

 

그마저 상위권 대학이라고 해도  

입학을 통해 기껏 가진 큰 포부가, 80-90%는 이건희의 노예가 되는게 사실이라는 것.

어떤 사람은 말하죠. "나는 직업을 통해서 행복을 찾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냥 공무원이 최고다"

솔직히, 저는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싫은게 아니라

그 상징성이 너무나도 싫어요.

"전형적인 타의에 의한 삶"이며

직업에서 조차도 인생을 컨트롤 할 수 없는 사람이

어떻게 가치관이며, 인생관이며, 자식 교육이며

"주체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실패는 필연적이고, 성공은 불확실하다.

그래도, 그 도전을 있게 하는 비전에 대한 열정은

철저히 자기에게 달려있다.

 

아직 저도, 컴플렉스가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제가 가진 명확한 비전과 노력,

패배에 대한 경험, 또 실패로 얻은 회복탄력성을 바라보면

자신감이 정말 생기고, 한편으로 이런 컴플렉스가

스스로에게 지속적으로 이거 하고 싶은거 맞아? 라는

비전에 대한 되새김을 하도록 해주는 것 같아서

성장하는 느낌도 들어요.

 

 

그래서 제가 가장 여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스티브 잡스"라는 누군가에 의한  "직관을 따르는 용기"를 살아라 라기 보다는,

나중에 자식에게 인생에 부끄럼 없이 "여러분의 인생"을

"공유"할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ps어제 오늘 싱숭생숭해서 다시한번 맘잡고자 글써봅니다.

다음달 입대인데, kicpa 공부 매일 10시간씩 하고 있습니다.

입대 전날까지 할 예정입니다 일단.

 

career path-> kicpa 합격

 

cpa 합격 이후
동남아 지역학 청강+스크랩+마인어 부전공?
Asean 관련 인턴 , 기자단, 봉사활동 등 참여!(동남아 관련 국제기구!)
금융권(특히 회계법인이나, IB, 증권사 등)인턴
by NUS 교환학생과 해외 취업 동아리
NUS 교환학생, 코트라 인턴을 활용하여 인맥 쌓기!!
외대 asia 국제 취업 관련 동아리 가입
외대 투자 동아리 or M&A 동아리 창설?
경영대 학장님+동양어대학 학장님들 방문하여
동문 네트워크 탐색 및 커리어에 대한 질문.
통계학과 학장님과 수학과 학장님
포스트레이드-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를 육성하는 전문동아리
koica 해외인턴/봉사
합격 후, 물류 상사 회사 해외 영업 or 트레이딩 부서 동문회
참가하여, 비전을 제시하고 동문 네트워킹!!

영어회화 공부와 GMAT 공부가 핵심
영어 공부-> economist or wall street journal 구독 후 영작/언어 교환+토플 공부!
 

 

입사 후
영어회화 공부+gmat 공부+ SOP 작성 준비

5.NUS Risk Management or Chicago 금융 공학 석사
-> 싱가폴 네트워킹+ 커리어 체인지
-> 싱가폴 IB Middle office Risk Management or Audit
 특히 emerging market 인프라 투자 관련 부서로 커리어 집중화(generalist->specialist)
->지역학을 기반으로 하여
다국적 기업의 M&A 부서에서 AIIB 같은 국제 기구의 동남아에 대한
인프라 투자 및 합병 과정에서
기업가치 분석+위험 분석 전문가.
=

emerging market에 대한 인프라 투자를 담당하는 IFC(국제 금융 센터 in 아시아 헤드)  analyst






  • VOLK
    16.10.22
    힘내세요! 가시는 길마다 행운이 있기를 빕니다.
  • 교착상태
    16.10.22
    ㄹ세다 니가 하는 공부가 제대로된 공부인거 같지는 않다만 그렇게라도 하다보면 성과가 잇겠지...
  • 좆도모르는새끼 열폭은 가서 니 하던 빵이나 마저팔어라
  • 이새키병신임
    16.10.23
    이새키 닉네임 뜻조차 모르고쓰는 병신이에요 상종하지마요 이런 놈 옹호하는 놈들도 좆병신들임
  • 끌쓰니
    16.10.22
    ㄴ깜싸햬여
  • 글 잘 읽어봤습니다.
    일단 글쓴이님 아직 나이가 어리시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공부에 어느정도 소질이 있으시다면
    전문직 자격증이나 공무원 시험에 도전해서 직장을 일찍 잡으시는 것도 괜찮구요. 저는 후배들한테 대학은 공대나 IT계열 등 비전있는 학과 아니면 별로 권하지 않습니다. 루트가 뻔하거든요
    아니면 아싸리 해외로 일찍 방향을 트는것도 좋죠 나이가 어리시니
    길은 무수히 많습니다. 진정으로 내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일이 무었인지 부터 파악하는게 제일 중요합니다
  • 대단하네요.. 30이 가까워진 지금 나한테 딱 교훈이 되는 글입니다. NUS 커리어 패스에 딱 어울리는 최고의 명문대니 꼭 교환학생 가셔서 성공하길 빕니다. 단지 커리어패스가 굳이 KICPA가 아니더라도 국제 자격증인 CFA가 더 어울리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아니면 국제적으로 활동하기에 투입대비 산출면에서 나쁘지 않은 AICPA를 하시는것도 추천합니다. 물론 국내에서는 가치가 없는 자격증이지만요.

    잘 아시겠지만 CPA는 4대 회계법인을 가는게 가장 보편적인 길이며 여긴 주로 구닥다리식으로 고학벌을 우대합니다. 처우도 예전만 못한것같고.. 오죽하면 제 회계사 친구들은 투입대비 산출 국내 최악인 직업이라 합니다.. 기타 법인이나 개업은 헬이고.. 회계사들이 금공으로 빠지면 상당히 좋지만 아무래도 그쪽이 생각하시는 루트와 차이점이 크지않나 생각합니다.
  • 하긴 뭐 본인의 열정으로 볼때에 자격증이 뭐냐 따위가 중요한게 아니라 지금처럼 관심을두고 열심히 알아보고 하는 태도면 충분히 이른 시기에 목표에 도달할것 같습니다.

    아 가만, 목표가 너무 높아서 이른시기에 도달할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ㅋ 그래도 어느방향이든 성공하실것 4같습니다.

  • 으음... 저는 님과는 상당히 다른 종류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 화내시거나 욕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나마 공통점이라면 흙수저라는 것과, 동갑내기 여학생이라는 것 정도일듯요.
     
    일단 저는 고등학교때 헬조선식 공부나 학벌에 별 미련도 없었고, 고3때도 하루에 말 그대로 한두시간 이상 공부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야간자율학습은 담임하고 상담해서 예외 처리받아 칼퇴근했으며, 그 외에도 학교 뒤의 지름길이나 개구멍? 등등을 알아서 안 걸리는 선에서 종종 나갔다오기도 했구요.
    오히려 게임하거나 노는 시간이 더 많았고, 학교에서도 잠만 자거나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모바일 게임을 하기 일수였었죠... 지금은 탈퇴한 지 오래지만 고2때는 게임 매치랭킹 100위권 찍으면서 고레벨 유저들이랑 새벽에 하기도 하네요.
    그래서 저에 대한 수식어는 잠자는 공주, 게임소녀 등등이었던 게 기억납니다.
     
    오히려 당시 고3때는 다른 애들이 하루에 3시간 이상 공부한다는 말을 믿은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긴가민가하지만, 당시에는 대부분 자기 공부량(노예족쇄)자랑하느라고 공부하다 밤샜니하는 뻥을 치는구나하고 생각했었지요.
     
    그래도 적당히 좋은 머리덕인지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반 1, 2등정도는 무난했고, 탐구과목은 고3 9월모평이 되도록 공부 안하다가 일주일 벼락치기해서 손쉽게 최상위권 수준의 점수를 받을 수 있었었지요.
    님이 겪은 스트레스에 비하면 별 거 아니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노오오력을 강조하는 우등생들과 경쟁주의자들에게서 괴롭힘당하고 싸우느라 상당한 스트레스였네요...
     
    그러다가 전날 2시간밖에 못 자 수능 컨디션조절 실패해서 국어영역 망하고, 그냥 집 근처에 있는 공대에 대충 지원해서 갔네요. 
    가서는 뭐... 잘 놀다가 학점은 벼락치기로 적당히 유지하고, 심심하면 기술자격증이나 IT자격증을 취미 삼아 벼락치기로 무난하게 따거나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사실 세상적인 포부와 노오오력을 가진다 한들 과연 그것이 근본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 그것이 진정으로 나의 정신과 영혼에는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라서요.
     
    이루지 못한다고 한들 내 마음의 평안은 얻을 수 있지만, 그렇게 어마어마한 자격증과 스펙을 쌓아서 설령 세상에서 성공한다고 한들 잠시 동안 약간의 부와 명예를 얻는 것에 불과하고, 다 유한성 안에서 흐트러지고 죽음으로서 영영 손에서 놔야 할 것들... 과연 근원적인 차원에서 님에게는 무슨 의미인지 묻고 싶습니다.
     
    모든 인간 인생의 논리적인(또한 물리적인)귀결은 죽음이니..
    이런 세상적인 성취에 대한 미련이나 경쟁주의등등을 다 버리고 오늘이나 내일 죽을 것을 염두에 두고 살아가다 보면,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내 마음은 세상적인 집념과 불필요한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더 평안해 지더군요.
    죽음을 별로 두려워하지도 않고, 세상에 대한 미련도 거의 없기에 오히려 오늘이나 내일 죽는다면 상당히 편안할 거 같습니다.
     
    불행히도 인생이 외부 요인에 결정된다는 주장은 그저 일부 사람들의 머릿속에만 있는 환영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실제로 대다수 사람들의 인생을 경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비전과 노오오력보다는 외부의 환경이나 경제상황에 따른 것이 더 크며, 이미 이 시스템은 세계의 통치자들조차 통제는커녕 정확하게 이해하지조차 못할 수준이고 그들조차 오판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서요.
     
    단적으로 말해 현 헬조선(과 다른 경제불황을 겪고 있는 나라들)은 무슨 수를 써도 사과가 10개밖에 없는데, 먹으려 달려오는 사람들의 수는 100명이 넘습니다.
    여기서는 아무리 노오오력해도 사과를 충분히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하지만, 다시 빼앗기거나 망하거나 고통받는 건 수두룩하게 일어나겠지요.
    환경과 노오오력간의 관계도 이와 같습니다.
     
    학업성취도도 비슷한데...
    개개인의 지능에 거주지역의 부동산 가격(생활수준)을 곱한 값에, 일부 연구에서는 학업성취도와의 상관관계가 0.8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저 또한 다른 분들처럼 님의 글을 상당히 진지하게 읽어 보았는데요....
    아무래도 제가 보기에 상위 논리구조적인 측면에서는 헬조선인들의 긍정 +노오오력주의 + 비전중시라는 헬조선식 사고관념과 큰 차이를 보여주는 거 같지 않습니다.
    당장 오늘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긍정심만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나, 세상적인 성취와 남들 보는 인생이 중요하니 거기에 충실하게 따라 누군가에게 자신의 화려한 인생을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점에서는 특히 그러한 듯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과 다른 사고관념을 가진 사람들을 비판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그렇지만 그들이 비전을 가지지 않는다고 해서 뭐라고 할 건 아닌 거 같습니다.
    대부분의 헬조선인들은 이 정도까지 생각을 하지는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불필요하고 본질적이지는 않은 비전과 목표따위보다는 자신의 마음의 평안이 훨씬 중요한 건 사실이거든요.
     
    개인이 오롯히 통제할 수 있는 건 자신의 내면뿐인데, 여기서는 세상적인 비전과 노오력과 억지가 없어도 평안할 수 있고, 세상의 부와 명예를 움켜쥐어도 평안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인서울 대학, 좋은 대학에 갔다고 해도 대부분... 아니 절대다수는 그냥 적당히 수시전형 쳐서 들어왔거나 설렁설렁 수능공부하다가 점수에 맞춰 입학한거라... 별로 그런 거창한 기대같은 건 없거든요. 
    아예 저같은 경우에는 그냥 지긋지긋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정도의 의미밖에는 없었으며, 그냥 수업만 듣고 칼퇴근하며 대충 공부하고 놀러다닌다는 점에서 고등학교때와 거의 차이가 없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 본좌님. 
    본좌님의 장문의 댓글을 동감하지만, 읽을수록 허무하고 슬픈 마음이 드네요 ㅠㅠ
  • 노호호호력
    16.10.24

    인생은 내일 당장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의미있는거죠. 영원히 살거라면 당장 굶어죽을 일이 없는데 무슨 동기가 있고 누가 열심히 살까요. 짧은 시간안에 최대한 열정적으로 사는것도 재미있게 사는 길입니다. 정말 인생의 짧음과 보잘것 없음을 아는 사람이라면 더욱 부담없이 큰 의미를 두지않고 그냥 열정적으로 살 수 있는거 아닐까요? 오히려 님의 글에서는 인생에 뭔가 거창한걸 기대했다가 허무함에 빠진 뉘앙스가 크게 느껴집니다. 단순하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마냥 열정적으로 살아도되요 그러면 더 재미있어요.

  • 오히려 제 생각에는, 인간이 불사신이라면 오히려 더 세상적인 비전과 집착을 가지게 되는 게 논리적인 귀결이라고 생각되네요.

    필멸자들은 언젠가는 죽고 그 인생이 길지 않기에 이 세상에 대한 미련없이 언제라도 떠날 수 있지만. 
    불멸하는 자는 어떤 방법을 써도 이 세상에서 나갈 수가 없고, 그렇게 굶음만을 면하며 사는 건 사실상 죽음보다 못한 삶인데 그런 삶이 과연 무한히 지속된다고 하면 어떨까요?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세상이 멸망할 때(아니면 영원토록)까지 지상에서 붙어먹어야하니 최악의 삶을 면하기 위해 노오오력하고 비전을 가지며 살 수 밖에 없습니다. 
    보통의 인간은 수십억정도만 있으면 평생 놀고먹을 수 있지만, 불멸하는 자는 그 생활에 필요한 자원 또한 무한대이기에 언제나 세상적인 삶의 질에대해 신경써야 되는 입장이기도 하구요.


    제가 말하고자 했던 건 허무주의와는 조금 다릅니다.
    저렇게 어마어마한 스펙을 쌓아 30년쯔음 뒤에 국제금융기관의 요직에 올라 부를 누린다고 해도 그것이 과연 영혼의 근원적인 측면에는 어떤 의미를 가지며, 그렇다고 한들 그것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은 한때인데 그렇게까지 집착하면서 추구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오히려 저렇게 집착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하지 않고 대충대충 하고싶은거나 하며 평안하게 살아도 오늘의 영혼이 자유스러우면 자유로운 것이고, 죽음을 염두에 둠으로서 세상적인 요인들이 나의 평안과 행복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게 아닌가해서요.
    정 안되면 죽으면 그만이고, 세상의 유한성에 대해 이해하고 집념을 버리면 자신의 영혼이 오히려 더 자유스러워지고 주체적으로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말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솔직히 저는 하루에 10시간씩 공부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제 주변의 남자들은 대부분 군대가기 한달 전에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놀고 새벽에 게임이나 하기도 하는데, 과연 무엇이 저런 상황에서도 그토록 극단적으로 자신을 몰아붙이게 하는 것인지 궁금해서요.

    그리고 추상논리적인 측면에서는, 소위 '꼰대'들이 주장하는 환경탓 하지 말고 비전을 가지고 노오오력해라라는 주장과 큰 차이가 없는데, 이 사이트 유저들조차 그런 이념에 잠정적으로 동조하는 것을 보고 조금 말해보고자 쓴 측면도 있습니다.
  • 오랜만에 정말 흥미로운 주제네요. 21살 쯤 됐을때 저도 님과 비슷한 생각을 가졌습니다. 지금 30을 앞두고 견해가 조금 바뀌고 있는데 21살의 저에게 제가 어긋나지 않은 방향으로 살아왔는지를 심사 받는다는 기분으로 글을 써보겠습니다.

    논리적인 귀결을 파고들자면 각자의 인생관이라는 대 전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류가 살아온 모든 발전과 방향이 죽음으로부터의 회피동기에서 기인했다는 약간 마이너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은 본래 회피동기가 강한 동물이고 인류사는 죽음이라는 가장 큰 장애물에 맞서 싸워온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안위를 지켜주는 과학과, 죽음뒤의 삶을 가정하여 심적 위안을 얻는 종교의 발전과, 살기위해 죽고 죽이는 전쟁사, 진시황의 병마용 피라미드 죽음과 관련된 건축물들, 사회 안정을 통해 본인의 신변을 지키려는 윤리와 법, 모두가 죽음과 관련이 있지요.

    완전한 불멸자는 죽음에 가까워지는 몸의 신호가 없으니 배고픔조차 못느끼고 무엇이 좋다 나쁘다는 기준은 생존으로부터의 멀고 가까움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결국 아무 동기도 없는 삶에 그저 공간을 hovering 하며 산다고 생각합니다.

    아무 종교에도 치우치지 않은 상태로 그저 논리적으로 판단하겠습니다. 우리는 불멸자였습니다. 제가 있기 전의 긴 시간, 이때 전 아무 감각도 없고 생각도 없었습니다. 물질의 변화가 없으니 시간도 안흘렀는지도 모르죠. 평온하게 모든걸 비운시간은 그 자체로 좋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답답하기도 합니다. 필멸자는 100년도 안되는 시간 내에 다시 그 물질로 돌아가겠죠. 無의 영역으로요.

    그 고요함을 깨고 태어난 순간 엄청난 자극을 다 받게 됩니다. 태어나 처음 먹는 아이스크림, 지금이야 감흥이 덜해도 필멸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아닐까요. 아주 근원적으로 들어가자면 맛이라는것도 이걸 먹으면 생존에 가까워진다는걸 아는 몸의 신호이고, 필멸이기 때문에 강력한 회피동기를 느낀다는것 이것이 이 세상의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다채로움과 자유 그리고 유한성 이러한 측면으로 볼때 우리 인생의 최고의 가치가 어느 시점에 있을까요. 끝인 종결점이 아닌 현재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미래를 위해 현재를 참는다는 말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우리 인생의 목표는 마지막 죽기전 순간을 위해 사는게 아니라, 그전 죽기 전까지의 중간 과정을 즐기기 위해 사는것이죠. 어떤 멍청한 짓을 해도 괜찮고 하루 20시간을 공부하는 과격한 짓을 해도 괜찮습니다. 결국에는 우리는 죽기 마련이고 중간 과정의 어느 한 부분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면 그걸로 좋은거죠. 그래서 저는 이런 有의 영역에서 허무주의에 빠지는게 두렵습니다. 우리는 원래 자유롭게 살 수 있는것이고 자유 의지를 가진 우리 인생은 타인에게 속박되어 있지 않습니다. 공부가 헛된 노오오오력이라 생각되시면 당연히 절대 하시면 안됩니다. 하지만 어떤이에게는 공부가 가장 큰 축복이었습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알지 못하는것에 대한 연구가 자신에겐 종교이자 가장 큰 축복이었다고 합니다. 그쪽도 만약 어떤 노력을 하신다면 그걸 고통이라 생각하지 않고 본인이 정말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사시길 바랍니다. IT공부 아주 좋습니다. 당부하고 싶은건 인생은 100년 가까이 길게 보여도 현재는 짧고 20대는 너무 짧고 곧 40이 넘어가며 인생 전성기는 지나갑니다. 無로 돌아가기까지 최대한 많은 자극을 즐기고 노력에 대해 부담이 없이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 분명 인간사의 발전을 보면 대부분이 죽음이라는 개념과 결부되어 있다는 건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 또한 잘 살펴보면 크게 의미없는 발버둥이지요.
     
    애초에 모든 존재는 우주의 일부로서(종교적인 관념이 아닌 물리적으로)영구불멸하며 순환하는 존재라는 건 맞는 말입니다. 그러던 게 단지 인간이라는 state로 잠깐 존재하는 것일 뿐이죠. 
    그리고 원래 자아란 실체가 없습니다.
     
    결국 인생의 고유한 가치같은 건 초상적인 세계에서 보면 유한성으로, 그저 일시적인 것이며 이를 무한대로 나누어 보면 0에 수렴합니다.
    -> 즉 아무것도 아닌 셈이지요.
     
    인간의 재미있는 점이 무엇이나면, 논리적인 무의미성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억지로라도 행복을 부여하려고 하며 세상에 대한 정확한 현실인지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보면 인간은 순간순간의 감각과 쾌락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려고 아둥바둥하는 것으로밖에는 안 보이네요.
     
    오히려 인간의 본성자체가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예를 들면 식욕이나 수면욕 같은 차원이 아닌지하는 생각도 종종 듭니다.
     
    논리적으로는 오히려 진짜 불멸자처럼 일시적인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hovering하는 게 원래 정상인데, 인간들은 이걸 무의식적으로는 인지하면서도 아니라고 발버둥을 치는 비논리성과 비일치성을 보입니다.
    어쩌면 절대성, 불멸성을 지니는 논리법칙과 다르게 인간의 자아와 육체는 필멸자이므로, 불멸하는 것과 같은 성향을 보이는 것은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결국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는 욕망과 즐김 등등은 그냥 다 별 의미 없는 흘러가는 것입니다. 원래 세상의 본질적인 상태가 아니기도 하구요.
    이를 축복이나 저주라는 지상의 개념으로 정의할 수는 없으나, 큰 의미 없는 일시적인 state라고 할 수는 있을 거 같습니다.
     
    오히려 그런 것들을 전부 다 놓아버린 뒤 고요하게 살다가 섭리대로 돌아가는것이 인간의 삶에 있어 중요하고, 또한 죽음에 맞닥트려 state가 전환될 때에도 평안할 수 있을 거 같네요.
     
     
    어차피 인간의 인생에 있어 본질은 논리적인 귀결인 죽음뿐인데다가 특별히 노오오력하는 것도 별로 없으니, 세상을 사는 데 있어 별다른 부담을 갖는 것은 아니기는 하네요.
  • 국제 금융기관에 노력해서 들어가는게 어쩌면 진시황이 불멸이 되기위해 만든 병마용과 먹어온 수은만큼이나 멍청한 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 그 멍청한 허상 속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살아갑니다 ㅋㅋ 완전하지 않은 존재에서 죽으면 곧 완전한 혹은 완전히 없는 존재로 돌아가겠지만, 그 중간의 유한함속에 사는 기간 만큼은 멍청한 허상에 만족하고 사는게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ㅋㅋ
  • 레가투스
    16.10.23

    25살된 제가 감히 무슨 할 말이 있냐고 하지만, 인생이 전환하는 시점은 요행따위가 일어나는게 아닌,  님이 자신을 속여온 삶에 대해 분노하고, 작정하고 인생을 뒤집으려하는때 입니다.  꼭, 공부 10시간 넘게 집중 하는 그 분노의 기폭제를 잃지 마세요. 인간다워진 상태에서 분노하면 무서움을 넘어, 경이로운 지경까지 도달합니다. 그 정도의 노기의 열을 못내신다면,  차라리 강물에 빠져 생을 끊으시길 권장합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오래 웅크린 자는 반드시 높게 난다." - 채근담. 
  • 1414
    16.10.23
    레가투스님 글들은 항상 와닿는 데다가 많이 배우신 분인 것 같음에도 전혀 꼰대스럽지가 않아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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