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인니고
17.07.22
조회 수 350
추천 수 1
댓글 2








안녕하세요 아까 알바관련글올렸던 잉여인간입니다. 주말단기알바 알아보는데 연락이 안와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직접 문자와 전화만 20통정도 했지만 다 꽉찼다 이러이러해서 안쓴다는둥 거절당하거나 연락조차안받더군요;

남들은 불금이라 신났는데 씁쓸해서 똥글이나 쓰고 자고일어나서 다시 알아보던가하려고 헬조선사이트 또 접속했네요.

 

오늘 갑자기 문득 예전 중학교때 해병대캠프갔다가 죽을뻔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관련 글을 써봐요. 쓰다보니 너무 긴것같아서 본론은 그림 밑에 써뒀습니다.

 

-죽음의 초대-

때는 바야흐로  제가 중학교 2학년때 여름방학이었습니다. 무려 15여년전이었기때문에 저는 세상물정모르던 평범한 급식충이었죠. 학교에서는 남자들은 디아블로2니 스타니 뭐니하고 피시방이란게 생기고 한창 전성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을 시기였습니다. 그러던 와중 아부지가 문득 그런말을 하더군요.

"영수(가명)야 너 해병대캠프 가보지않을래? 이거 가면 몸도 마음도 튼튼해지고 사나이가 될수있어, 너는 몸도 약하고 그러니까 이거 가는게 좋겠다. 어차피 군대도 나중에 가야되니까 한번 체험해보는게 좋을꺼야." 

그때 저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군대가 뭔지도 몰랐고, 나중에 가야한다고는 하는데 먼 훗날이라 생각해 아직 와닿지 않았었던 철부지였거든요. 어릴때 그런거 있잖습니까? 학교에서 쌈잘하거나 몸좋거나 하면 남자들의 세계에선 동경의 대상인거. 제가 신체스펙은 기억나지않지만 그냥 평범한 키에 몸무게가 엄청 낮은 해골체형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이렇게 말했죠.

"그거 갔다오면 키클라나? 모르겠어 더운데 그냥 집에 있고 싶은데..."

하지만 역시나 가부장적인 우리 아부지는 자녀의 의사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었고, 제 동생과 저를 해병대캠프에 등록시켰습니다.

그렇게 저는 충청남도의 어느 외딴 시골의 해병대 부대로 끌려가게됩니다.

 

-헬조선의 맛을 음미하다-

차를 타고 부대 부근에 들어서자 온갖 잡상인과 음식점들, 군장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있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사실 긴장도 되고 그랬지만 아부지랑 동생이랑 셋이서 같이 입소하니까 뭔가 재밌을것 같기도 하고 설레였죠.

들어가자 나중에 군복무때 보충대에서 봤었던 구대장 하이바를 쓴놈이 로보트처럼 절제된 한국말과 동작으로 사람을 성인반, 여성반, 청년반으로 분류하더군요. 저는 제 동생과 함께 청년반으로 편성되었고 후에 헬조선 기숙사의 쓴맛을 제대로 느낄수 있었습니다. 무슨 이상한 북한이 주적이니 간첩이니 하는 동영상을 강제로 시청한후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그런데 집합을 늦게했다며 엎드려 뻗치라더군요. 그래서 거의 1시간이상 엎드려뻗치고 있다가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피가 안통해서 죽을것같을때쯤에 이제 그만하고 밥을 먹으라고 해서 일렬종대로 식당으로 먹으러 갔습니다. 그곳 취사병들이 저희를 죽일듯이 째려보았는데 그때는 왜그러는지 어리둥절했었네요. 그렇게 저희를 담당하던 조교가 배식받고 같이 먹어야 하니 먹지말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다 배식을 끝낸후 갑자기 조교가 이렇게 말합디다.

"앞으로 1분준다 식사 실시!"

영문도 모른채 1시간 엎드려뻗쳤던 상태에 어렸을때라 그랬는지 반사적으로 음식을 마구 퍼넣었습니다. 음식이 뭐였는지는 기억이 잘안나네요.. 그렇게 허겁지겁먹고 다시 조교통제하에 식판닦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렇게 밖으로 나가니 또 다른 조교가 빙긋이 웃으면서 맛있게 먹었냐면서 연병장으로 인솔하더군요. 뭔가 예감이 안좋았습니다. 축구골대옆으로 우리를 이동시킨 그가 갑자기 선착순이란걸 한답니다. 운동장 축구골대를 돌아서 먼저오는놈은 쉴수 있답니다. 제 동생은 운동신경이 좋아서 반대표 계주로 나가던 놈이었지만 저는 운동회하면 항상 8명정도뛰면 3~4위정도 하던놈이라 자신이 별로 없었습니다. 뛰는사람은 30명가량정도 되었던것같네요.

저도 나름 머리가 있는놈이라 첫번째 선착순은 재능충들이 다해먹을거라 생각해서 가망성없다고 생각하고 설렁설렁 뛰었습니다. 그렇게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몇번째였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제 동생도 합격하고, 이제 남은사람이 10명 남짓...

갑자기 먹은게 올라오더군요 있는 힘껏 입을 틀어막고 뛰어서 파오후들사이에서 결국 1등을 합니다.

그 후에는 잘 기억은 안나지만 파오후들끼리 경쟁하다 토하고 쓰러져서 의무병오고 난리도 아니였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아 글이 너무 길어져 가독성이 떨어질것같아 대충 생략하고 본론만 마무리 짓는게 나을것같네요. 그렇게 선착순이 끝나고 내무실에서 관물대를 배치받고, 조교가 나가자 분위기가 싸해지는동시에 나름 헬조선의 서열정리가 이루어지면서 같은 캠프생들끼리 나이와 몸집등으로 약육강식의 세계가 펼쳐졌습니다. 체대준비생인것같은 몸좋은 고등학생형들이 초중딩들한테 욕하고 뭐 갖다달라 빵셔틀 시키고 가관이었습니다.

 

어쨋든, 본론! 은 외줄타기였습니다. oneway.jpg

 

-어린나이에 죽음의 공포를 느끼다-

4박5일의 훈련동안 군대에서 했던 유격중 하강레펠, PT체조, UDT보트 해상 훈련, 통나무들기, 보트내에서 서로 밀어내기, 등등 그당시 해병대에서 하던거 다 받았고 PT체조후 팔벌려뛰기와 기합을 지르며 계속 나오는 고문관들의 실수에 짜증이 났을 때였습니다. 앞에서 조교놈이 뭐라고 개소리를 하고있을때 신발끈이 풀려 끈을 고쳐매고있었는데 갑자기 조교놈이 절 부르면서 자기가 말하고있는데 딴짓을 하고 있다면서 저기로 가라고 하더군요...

저는 영문도 모른채 다른 꼬붕 조교가 절 인솔하는곳으로 갔습니다. 그곳은 저렇게 외줄타기를 해서 건너가는 코스더군요. 외줄타기가 얼마나 힘든지 저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그냥 이것만 빨리 끝내고 내일 집에가고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제가 맨 마지막 외줄타기주자였고 곧 훈련종료라 그곳을 관리하는 조교두명이서 저에게 빨리 건너가라고 눈을 부라리더니 서로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없어보였습니다. 저는 어린마음에 어떻게 자세를 잡는지 물어보기가 무서워서 그냥 대충 발을 꼬아서 올리고 팔힘만을 이용해 중간정도까지 갔습니다. 나중에 군대가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저것도 다 자세가 있고 줄 위로 갈수도 있고 밑으로 매달려서 가는게 더 힘들더군요.

딱 중간정도까지 가니까 갑자기 팔에 힘이 확 풀려버려버리더군요. 제 의지로 힘이 더이상 들어가지가 않아 앞으로 갈수가 없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저는 고개를 아래로 젖히며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 너무 힘들다 그냥 팔이랑 다리놓고 떨어지고 말까..." 그런데 그때서야 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위 사진은 보시다시피 후크도 사람의 몸통에 매여있어 사용자가 팔과 다리에 힘이 풀려 떨어지려고 해도 저 후크하나로 대롱대롱 매달릴수는 있고, 밑에 그물망도 제대로 잘되어 있어 떨어지더라도 그물망에 걸릴 상황이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저는 후크도 없었고 말그대로 맨몸으로 저 줄을 타고 넘어가고 있던 미친 상황이었죠. 더욱 더 가관이었던점은 밑의 안전그물망마저 구멍이 군데 군데 뚫려있어 제 작은 몸정도는 통과할수준의 틈이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아무리 어려도 본능적으로 엄습하는 죽음의 기운을 느낄수 있나봅니다. 숨을 헐떡대고 팔과 다리는 굳어가는 와중에서도 가장 먼저 집에 계신 어머니 얼굴이 떠오르고 제 동생이 떠오르더군요(아부지는 사실 원망스러워서 안떠오름). 그리고 그 둘이서 눈물을 보이고 우는 모습까지 뇌에 이미지가 그려지는 순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내가 여기서 힘들다고 팔을 놓거나 위 사진의 사람처럼 다리를 밑으로 내린다면 내 힘으로 다시 내 하체를 줄위로 올리진 못할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죽음의 줄에서 탈출못하고 결국 떨어질수밖에없다. 무슨수를 써서라도 이자세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야한다.'

장갑도 안끼고 있어 밧줄에 계속 꽉쥐고 있다보니 살이 터져서 피가나는 상황이었지만 아프지도 않았습니다. 아니 그걸 신경쓸 겨를 조차 없었죠. 그렇게 한손한발움직이고 잠깐 쉬고 버티고, 한손한발움직이고를 반복했습니다.

그때 머릿속에는 정말 생존에 대한 욕구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서 떨어져 까마득한 저 밑의 자갈과 돌에 부딪혀 짓이겨지고 싶지는 않다. 난 살고싶다. 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탈출했나싶습니다. 제 기억에 그 줄에서 1시간이상의 사투를 벌였던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게 탈출한뒤 저는 탈진해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었는지 그 사이의 기억은 지금도 전혀 없고 나중에 의무실에서 링거를 맞고 있었던 기억만 있네요.

 

-헬조선 문화에서 탈출하자-

당시 그 조교는 기대를 져버리지않고 누워있던 저에게 뭐 하는데 그렇게 오래 걸렸냐는둥 허약하다는둥 개소리를 하더군요. 내가 어떤상황이었는지 나에게 안전장비조차 있는지 없는지도 체크안하던 놈이 말이죠. 다행히도 그렇게 죽음의 신은 절 떠나갔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그때 저는 참 순진했었고 한국의 실상을 제대로 몰랐을 때였죠. 그 후 2002년 월드컵에 매료되어 국뽕 충전이 제대로 되기 까지 했으니까요. 지금의 중딩이라면 외줄타기를 시킨다고 하지도 않았을거고 만약에 했다더라도 관리소홀등으로 고소절차에 들어가거나 뭐 그랬을것같네요...

어쨌든 저 극한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지금 저는 너무 정신적으로 헤이해진것같습니다. 누구들 말마따나 노오력이 부족하다고나 할까요? 개 똥수저 출신에 능력도 없어 K사립대 공대다니느라 학비빌린거 아직도 메꾸고 있는 상황이고, 해외연수나 유학은 커녕 여행조차 갈 엄두도 못내고 있지만, 나름 혼자서 미드나 skype를이용해서 외국인을 사귀며 스피킹과 리스닝을 열심히하고 있긴 하죠. 공대출신 아재지만 한달공부하고 요새 토익도 900을 넘기는등 나름대로의 성과도 내고 있네요.

 

틀딱들의 꼰대짓과 근성이 부족하다는 핀잔도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잠시동안만 제 자신을 극한으로 마인드컨트롤 한다면 좀더 자신을 발전시킬수 있지 않을까요? 

말도안되고 쓰레기같은 말이지만 자기를 채찍질하는 용도로만 쓰고 만약 정신적인 탈조선에 성공한다면(저는 위치적인 탈조선만 한다고 모든게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위치적인 탈조선을 한뒤 나이가 좀 먹으면 제대로 국뽕환자가 되는경우를 더 많이 봐서요), 더이상 노오력이란 말로 노력하는 사람들을 욕보이고 남을 경쟁상대로만 보는 헬조선 특유의 쪼이고 갈궈대는 문화에서 벗어나서 조금은 느슨하게, 그리고 능력은 있는데 빛을 못보는 한국인들에게 조금의 도움, 팁이라도 줄수있는 여유를 가진, 베풀줄 아는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네요. 더 나아가서는 어릴때부터 깊숙하게 다가오는 이 헬조선 유전자 교육의 악순환을 끊는데도 동참하고 싶습니다.






  • 어디인지 알것같다. 진정한 해병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동료를 버리지 않는데(미 해병대)

    헬조선 해병대는 강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약육강식의 짐승새끼 논리로 무장되어 있더라.

    약육강식의 논리가 통했던 나라는 반드시 망한다는 역사적 사실조차 부인하는 ㅄ들 ㅋ

  • 위천하계
    17.07.22

    저런거 해 봤다고 외국인한테 말하면.
    걔네들은 죽었다 깨도 "저기 강제로 끌려갔다는" 생각은 못할것임.

     

    https://youtu.be/YtVmEOxLE1Q

     

    가서 이런걸 했다는줄 알겠지.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정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공지 헬조선 관련 게시글을 올려주세요 73 new 헬조선 9188 0 2015.09.21
14389 니들미래 폐지줍는다 9 new 생각하고살자 175 1 2017.07.28
14388 Hellyah님의 한국에서 토론이나 논쟁이 힘든 이유에 대해서 덧붙이면 1 new 헬조선탈출하기 49 0 2017.07.28
14387 니들도 나중에 할짓없으면 고철장수나해라 . 2 new 아베총리 73 0 2017.07.28
14386 빚없는새끼가 나중에 헬조선에서 끝까지 살아남는다 . 4 new 아베총리 168 3 2017.07.28
14385 개인적으로 일본을 존경하는이유 (나를 일뽕이라고 불려도된다) 10 new 아베총리 126 2 2017.07.28
14384 한국계집이랑 결혼한 갓양남 4 new 생각하고살자 372 3 2017.07.28
14383 북헬 주민에게 노오오오력이란? 11 newfile 노인 120 3 2017.07.28
14382 남한과 북한의 노력 7 new 노인 109 0 2017.07.28
14381 헬조선에서 얻은 몹쓸병 하루하루 고통속에 산다. 3 new 허리케인조 145 6 2017.07.28
14380 아무리 좃같아도 남피해주는건 아니지 않냐? 2 new 강하게공격하고탈조선하자 106 0 2017.07.28
14379 어린아이까지 반일교육하네 15 newfile 이거레알 246 5 2017.07.29
14378 헬센징 새끼들은 혁신이라는걸 너무 쉽게 생각하는거 같다. 7 newfile 블레이징 188 6 2017.07.29
14377 미개한 헬닛뽕과 다른 갓서양의 사내문화의 위대함 (탈조선게시판글 발취) 20 new 프리글루텐 208 4 2017.07.29
14376 긴급속보 북한 미사일 현재 상황 5 new 강하게공격하고탈조선하자 167 2 2017.07.29
14375 숙박 음식점 최장기 마이너스 10 new 국뽕충박멸 142 3 2017.07.29
14374 이불로 전신가린 전직 대통령 10 new 국뽕충박멸 179 3 2017.07.29
14373 내가 왜 공감이 까는줄 알려줄까? 6 new 블레이징 138 8 2017.07.29
14372 아 그리고, 공감아. 22 new 블레이징 173 8 2017.07.29
14371 오늘 티비로 명량봤는데 개병신같다 6 new 생각하고살자 130 3 2017.07.29
14370 오늘 히로시마 영화 봤는데 존나 감동적이다 2 new 생각하고살자 101 0 2017.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