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초등학생, 온라인에서 국뽕·일뽕 논쟁 휩쓸리는 것 방지할 길은..

 

[머니투데이 MT교육 정도원기자]['지도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 문화 역사' 저자 솔결 박영수 원장 인터뷰]

"고려청자가 아름답다고 하지만 세계적인 경매 시장에서 가장 고가로 팔리는 것은 중국 송나라의 청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설명이 틀린 것인가요? 아니지요. 중국의 청자는 무엇이 장점이고 우리의 청자는 어떤 점에서 장점이 있고, 특히 상감 기법은 우리만의 독창적인 것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라고 알 수 있어야겠지요."

'어린이들을 위한 우리 시대의 고전'이라 불리는 '지도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 문화 역사' 시리즈를 저술한 솔결 박영수 테마역사문화연구원장은 "요즘 학부모 노릇하기 어려운 세상"이라며 탄식했다.

솔결 박영수 테마역사문화연구원장은 융합과 통섭의 시대에 초등학생에게도 '르네상스적 인문 교양'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초등학생이 올바른 인문학적 교양을 쌓아갈 때 온라인상에서의 편향된 주장에 무분별하게 휩쓸리는 것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정도원 기자

박영수 원장은 "요즘 아이들은 동화를 잘 읽지 않는다"며 "권선징악 구조에 요즘 초등학생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착한 사람이 결국 복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없다는 말"이라고 우려했다. 박 원장은 "배움에는 단계가 있는 법인데, 인터넷을 통해 과도한, 그리고 일부는 잘못된 지식이 아이들에게 쏟아져 들어가게 된 것"이라며 "아이들 스스로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라고 밝혔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국뽕' '일뽕' 등의 단어가 횡행한다. '국뽕'이란 '우리 것' '우리 문화' '우리나라 선수'라면 무조건 최고라고 치켜세우는 누리꾼들을 이를 비판하는 측에서 폄하하여 칭하는 말이다. '일뽕'은 '일본 상품' '일본 문화' 등을 무조건 최고라고 치켜세우는 누리꾼들을 이를 비판하는 측에서 역시 폄하하여 칭하는 말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서로가 서로를 '국뽕'이니 '일뽕'이니 하며 공격하는 통에 요즘 온라인 세상은 평화로울 날이 없다. 이 싸움에 초등학생들도 무분별하게 휩쓸리고 있다.

박영수 원장은 그의 저서 '지도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 문화 역사'를 저술함에 있어 '동서고금'을 어린이들에게 알리겠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박 원장은 "어떤 테마를 다루든 그 주제와 관련된 동양과 서양, 옛날과 오늘날을 두루 다루려 했다"며 "초등학생 때 음식을 편식하면 몸에 나쁜 것처럼 지식도 다양한 방면으로 성장시켜야 하는데 몇몇 과목에만 집중하면 인성과 지성이 황폐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무언가 하나를 설명할 때도 이것이 좋고 저것이 나쁘며, 뭐가 최고다'라는 식으로 설명하지 않으려 했다"며 '고려청자'를 예로 들었다. 고려청자가 동서고금의 다른 도자기와 다른 특색과 장점을 차분히 설명해야지 막연히 '최고'라는 식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는 "세계 경매 시장에서 중국 송나라 청자가 가장 비싸게 낙찰되는 것과, 세계적인 큰 박물관에 중국 청자들만 전시되어 있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하겠느냐"며 "상감 기법을 비롯한 고려청자의 특색 있는 장점을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박영수 원장이 우리의 것, 우리 문화에 대한 애착과 사랑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박 원장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고려청자를 비롯한 우리 문화재를 많이 반출해갔다"며 "아름답지 않으면 왜 가져갔겠나. 그 예술성을 인정했기에 가져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평소에는 우리 것에 관심도 가지지 않고 있다가 이슈가 되면 확 끓어오르곤 한다"며 개탄했다.

박영수 원장은 1981년 사학과에 입학하며 인문교양서 출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12년을 준비하고 비로소 첫 책을 냈다. 성인을 위한 인문교양서를 내던 도중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됐다. 내 아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초등학생을 위한 인문 교양 서적이 있을까 해서 찾아봤지만 마땅한 것이 없었다. 그가 평생에 걸쳐 써야겠다고 결심한 100가지 테마 중 어린이에게 필요하겠다 싶은 20가지를 골라 '지도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 문화 역사' 시리즈를 출간하게 된 배경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에 활약했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미술가이자 과학자이고 기술자이자 사상가였다. 프랑스의 르네상스 시기에 활약했던 피에르 페르마는 정치인이자 변호사였지만 수학자로도 활약했다. 박영수 원장은 스티브 잡스를 거론하며 "그 역시 대학에서 인문학적 교양을 쌓은 뒤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융합과 통섭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요즘 초등학생에게 '르네상스적 인문교양'이 필요한 이유다.

박영수 원장은 "초등학생에게 인문학적 교양은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까봐 이야기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도록, 옛날 사람과 오늘날 사람이 만나 서로 호흡하고 숨결을 느끼는 느낌으로 쓰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자녀와 자녀 친구들에게 원고를 읽어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가 재미있는지' '어떤 것이 인상 깊은지' 피드백도 받는 등 만전을 기했다. 20권 시리즈를 완간하는 데 10년이 걸렸다. 그는 "'이런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야지'라는 주입식 의도도, '이런 것을 아이들이 흥미있어 할 거야'라는 막연한 추측도 배제했다"며 "아이들의 관점을 실제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은 자신들이 전혀 모르는 것에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더라는 것. 잘 아는 것 역시 당연히 관심이 없다. 그런 말 정도는 들어본 것 같은데 그 속에 담겨 있는 모르는 이야기를 알게 됐을 때 가장 재미있어 하더라는 것이 박영수 원장의 설명이다.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 문화 역사'의 첫 번째 시리즈는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 일주'이다. 여기서 박영수 원장은 세계 각 국의 '상징'을 설명한다. 단순히 그 나라의 랜드마크나 유형적인 유적에 한정하려 한 것이 아니라 유적·풍속·마스코트를 가리지 않고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테마로 전달하려 한 것이다.

박영수 원장은 "도쿄 타워라는 것은 프랑스 파리 에펠 탑의 '짝퉁'이 아니냐"며 "그런 것에는 일본의 정신도, 일본의 역사도 담겨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원장이 '일본의 상징'으로 설명한 것은 '복고양이(まねきねこ)'. 그는 "일본에 가면 왜 상점마다 '손들고 있는 복고양이'가 있느냐"며 "또 일본 사람들은 왜 그것이 자신들에게 복을 준다고 생각하느냐 바로 그런 것을 설명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런 것을 동서고금, 즉 중국의 관우상, 멕시코의 해골 인형 등과 비교해서 설명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더욱 흥미진진하게 책에 빠져들면서 자연스레 인문학적 교양을 쌓을 수 있게 된다는 것.

'지도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 문화 역사'에 대해 박영수 원장은 "추리고 추려서 스무 권으로 만들었는데 물론 적지 않은 분량"이라면서도 "시간이 흘러도, 어른이 봐도 손색 없는 책을 만들었다"고 자부했다. 그는 "우리 아이를 보면 어느 정도는 제가 원하는대로 된 것 같다"며 웃었다.

머니투데이 MT교육 정도원기자 united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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