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육헬윤회
1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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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밑에 TT가 올렸던 나무위키의 글을 읽어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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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할 가치가 없는 글이긴 한데, 그 가치 없고, 논리 없음이 너무 전형적이라서, 일종의 교과서 같은 글이라는 것이다. 그런 교과서적인 병신논리를 비판하면 교과서적인 헬조선론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나름 정리를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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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글은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1. 선진국과의 비교 (1-5 문단)
2. 탈조선에 대한 비판 (6-10 문단)
3. 헬조선에 대한 비판 (11-15 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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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주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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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주제 1(선진국과의 비교)는 그 자체가 상당히 핀트가 어긋난 주제이다. 헬조선의 본질은 예전에 어느 트위터 현자가 분석한 바 대로, 실로 야만적 수준의 “불평등(헬)의 세습(조선)”이다. 이것을 깨닫는 데에는 어떤 여타 선진국과의 비교도 불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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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동시에 헬조선 현상이 선진국과의 주제넘는 비교 정도로 비추어지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그 비판 이랍시고 제목을 단 글의 가장 처음 주제로 선정되었는가보다. 이건 뭐, 전형적인 국뽕이라고 보기도 힘든 것이, 우리가 이렇게 못난 게 당연하다는 식으로 논리를 전개해 가기 때문이다. (이건 아래에 정리하겠지만 박빠논리이다. 국뽕보다 더 저질스럽다.) 1문단에 나온 문명사적인 비교는 과연 병신이 글을 배우면, 똥을 어떻게 포장하여 글을 싸는지를 보여준다. 2문단은 공산주의 세력의 위협과 당시 국제정세을 과장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전형적인 박빠논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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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빠논리의 가장 역겨운 점이 이 두 문단에서 드러난다. 박빠논리는 “쓰레기 조상 -> 오오, 박정희, 오오 -> 선진조국”이라는 역사모델에 기반하는데, 이런 논리가 조상 내지는 선조를 모독한다는 점에서 꼰대들의 장유유서에 모순될 뿐만 아니라, 결국 한반도 역사의 가장 자랑스러운 시기를 자신들의 청춘시기와 겹치게 하여 자신들 스스로를 역사상 가장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자리메김 하려는 어처구니 없는 독선(이런 병신짓을 평가할 적당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유감이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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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빠논리의 논리적 파탄은 3문단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우리에게는 주어진 시간이 짧았다는 것이다. 이게 아까 말한 역사모델로 다시 수렴되는 건데, “우리 꼰대들이 이루어 놓은 것이, 그래 씨발 선진국보다는 못하다는 건, 그래 씨발, 인정한다, 이기야. 그런데, 그건 씨발, 시간이, 씨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다, 씨발, 조상들이, 응, 빨리빨리 시작을 안해서 그런거라고.”로 읽으면 정확하다. 역시 씨발 조상탓. 우리도, 씨발련들아, 부모세대탓 좀 하자. 그런데 그 논리라는 게, 조건과 역사가 달랐던 선진국들을 뭉뚱그려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중간까지, 어떠한 정보도, 논리적 토대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가 뜬금없이 맨 마지막에가서 그러니까 행동을 하자고 한다. 씨발, 그러니까, 무슨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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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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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조선에 대한 비판은 좀 더 상식적이고 논리적이다. 상당부분 수긍할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선진국도 천국이 아니다. 맞다. 그건 정말 철 없는 소수가 아니라면 누구든 이해하는 바이다. 하지만 동시에 낙원이 아니라도 더 나은 땅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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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2의 다섯 문단은, 예시를 (의도를 가지고 잘못)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교과서적인 예시이다. 선진국 사회라는 실체를 전반적으로 평가하여 한국사회보다 좋지 않다고 결론 내리고 그것을 독자들로 하여금 수긍하게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므로, 몇 가지 예시를 통해 은연중에 그런 결론을 유도하는 글이 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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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일단 우리가 선진국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인상이 단기관광이나 미디어를 통하여 만들어진 환상이라는 경고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실재는 그렇지 않다고. 이민성공담 뒤에는 한국보다 더한 “노력”이 있다고. (아, 씨발 여기도 노력 ㅋㅋ 그들의 경직된 사고회로가 이제는 미안할 지경이다.) 미안한데, 탈조선 하겠다는 사람들은 성공하려고 이민가려는 게 아니거든요. 8문단에서는 통계를 사용해서 이민자 수를 가능해 보는 것의 헛점을 또한 제시하기도 한다. 그런 헛점이 있는 자료를 이용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면, 가장 단순한 비교를 해 보는 것도 좋다. 자살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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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9, 10 문단은, 미디어에 노출된 극단적 예시를 들고 있다는 점에서, 자체 모순일 뿐만 아니라, 미디어에 휘둘리는 모습이 아닐까 한다. 이런 비판이 억울하다면, 반대 주장의 근거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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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주제 1에서 주제 2로 넘어가는 부분은 좀 불명확하다. 느그들이 이렇게 한국에 대한 불평과 선진국에 대한 환상을 가지는 건 미디어탓이라고 하면서 탈조선 비판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5문단을 세 주제 중에 어디로 넣는가 하는 건 좀 애매하지만, 중요하지 않으므로, 마,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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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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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론에 대한 비판은 크게 두 가지로 되어 있다. 첫번째는 11문단에 나오는 것으로 문제해결 방식에 대한 내용이다. 이건 위의 탈조선과 마찬가지로, 예시 위주로 되어 있는데, 어떤 예시를 하나 비판했다고, 그 예시가 말하고자하는 주장 자체가 논박되지 않는다. 어디 사실관계를 들먹이며 지적질인가? 마포대교에 자살자가 많다. -> 난간을 높여라. 전철에 뛰어든다 -> 스크린도어를 설치한다. 차에서 자살한사 -> 번개탄을 구하기 힘들게 해라. 집값이 뛴다. -> 빚을 지기 쉽게 해라. 이런 패턴의 기저에 나타나는 명백한 단세포성을, 예시 몇 개 논박한다고 비판했다고 믿는 자체가 병신, 헬꼰대 마인드다. 개소리 일갈 한 번 하고는, 반박하지 마라고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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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에 대한 두번째 비판은, 비난과 비판을 구분하자는 판에 박힌 소리이다. 아이고 달달하고 듣기 좋습니다. 다만, 듣기 좋은 소리를 해서 들을 것 같았으면 애저녁에 헬조선까지 되질 않았다. (비슷하게 망해 봐서 정신을 차릴 것 같았어도, 이미 정신 차렸다.) 한 마디로 논박하자면, 말이 통하면 욕을 안 한다. 이 부분에 대하여서는 뒷부분에 더 쓴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계급론에 대한 감정적 반발에 의존한 주장을 하고 있는데, 역시 연관지어 비판당할 것이다. 이 두 부분이 헬조선의 가장 핵심에 닿아있는 부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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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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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론은 한국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야만적 불평등의 세습에 관한 비판이다. 야만적 불평등도, 그것이 완전히 개개인의 능력과 노력의 결과라면 달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철저한 세습사회라도 등가의 책임과 등가의 권리과 온전히 균형을 맞추어 세습되고, 각자의 역할 분담에 따라 견제된다면, 그런 사회를 헬이라고 부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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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점에서 보자면 나무위키의 헬조선 비판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위에 찬 글인지가 보일 것이다. 비판 어디에도 불평등에 대한 생각이 보이지 않는다. 약자에 대한 고려·연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선진국 어디에, 교육받은 젊은이가 굶주려 죽어가도록 놓아두는지는 왜 찾아보지 않는가? 이명박같은 갑부가 가난한 서민과 같은 비용의 사회보험금을 내는 선진국이 어디에 있는지는 왜 찾아보지 않는가? 그런 선진국이 있으면, 헬조선이 개소리라는 걸 인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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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작동하는 장유유서는, 사람 사이에 서열을 나누어서, 가장 서열이 높은 사람이 지 마음대로 하도록 하는 전횡을 합리화하는 기제로 전락했다. 이것은 유교문화의 탈을 쓰고 있지만, 실은 군대문화다. 그것이 말이 통하지 않는 사회라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소통이라는 말은 온 천지에 범람중이다. 정부의 거짓말을 시민이 믿게 만드는 과정을 요즘은 소통이라고 부른다고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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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철저한 불평등 사회이다. 특히 기회의 불평등 사회이다. 심지어 젊은이들은 말할 기회마저 박탈당했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는 공송하게 이야기 해야 하지만, 공손한 주장은 곧 무시해도 되는 주장이 되었다. 그러니 욕을 하고 진상을 쳐야 수용이 된다. 그러니 더 욕심이 많은 놈이 더 진상을 피워 더 많이 쟁취하고, 시간이 지나면 내막을 모르는 놈들은 그 놈 더러 성공했다고 추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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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되는 주장보다, 랭킹이 높은 놈의 주장이 더 받아들여지는 곳에서는, 평가를 하는 자들이 무능해져도 상관이 없다. 속도가 두 배가 되면 운동에너지가 네 배가 된다는 것을 모르는 판사가 교통사고에 대한 손배 판결을 내리고, 에너지 보존을 무시하는 주장을 하는 벤처 사기꾼에게 정부가 연구지원금을 내린다. 이들만 무능하다면, 박근혜정부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상당수의 유권자들은 상상이상으로 무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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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부, 정당한 부의 판단이 흐려진 곳에서는, 당연히 상속되는 부가 당연해진다. 이런 사회에서는 세습이 독버섯처럼 자란다. 부의 세습이 당연해지면, 그 세습을 포장할 필요가 생긴다. 교육이다. 실력을 통해 쟁취했다는 페인트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제중-특목고-명문대-유학의 코스의 완성이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장학금을 통해서 일반 시민의 자녀도 그 코스를 따라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주장하기 전에, 그 코스에서 탈락한 부자들의 자녀를 제시해 주면 좋겠다. (명제와 대우의 관계이다.) 여기서는 교육의 예만 들었는데, 그것이 가장 일반적이로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위 사회생활을 하는 모두가, 세습된 계급적 차이에 의한 불평등을 실재로 느끼고 있을 것이므로, 더 말을 붙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세습되는 계급은 실존하며, 그것을 부정하거나, 그것을 죄악시 한다고 해서, 네 생각이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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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헬조선이다. 목소리도 내지 못하게 만드는 야만적 불평등이 당연하게 세습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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