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미투'에도 급이 있나요?" 성폭력 피해 말하지 못하는 이들

 

<앵커>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번져가고 있지만, 성폭력을 당하고도 미투를 외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장애 여성과 이주 여성이 대표적인데요, 심우섭 기자가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중국에서 온 린 씨는 3년 전, 당시 17살 때 끔찍한 일을 겪었습니다.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식당 주인에게 성폭행을 당한 겁니다.

 

[린 위 (가명)/중국이주여성 : 중국사람이라서 (제대로) 신고하지도 못하고 그 사람은 아무 일 없이 웃고 계속 살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진짜 너무 답답하고 속상하고….]

 

주위 도움으로 가까스로 가해자를 법정에 세웠고 손해 배상 판결까지 받아냈지만 가해자는 출소 후 잠적해 버렸습니다.

 

[린 위 (가명)/중국이주여성 : 정신병원에서 한 1년 정도 있었어요. 계속 약 먹고 치료받았고, 판결문 나오는 동안 (체류비가) 이만큼 들었거든요. 제가 쓴 돈만….]

 

피해가 잇따르자 정부는 이주여성 성폭력 피해자들이 쉽게 신고할 수 있게 통역이 가능한 상담 전화를 신설하고 체류 자격도 문제 삼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주여성이 한국 물정에 어두워 전화 상담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합니다.

 

[강혜숙/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 미투를 이야기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어야 된다 라고 생각합니다. (이주여성) 성폭력 피해자들의 언어 문제 그리고 성폭력에 대해 제대로 지원할 수 있는 이주 여성 전문 상담소가 절실하게 필요한 실정입니다.]

 

장애인예술단체를 이끌고 있는 방귀희 씨. 20여 년 전 유명 문인에게 장애인도 성관계가 가능하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성적 수치심이 컸지만 당시에는 항의조차 못 했습니다. 장애와 여성이라는 이중 차별 속에 숱하게 겪었던 일입니다.

 

[방귀희/장애예술인협회 대표 : '정말 다리가 마비됐어요?' 하고 쓱 만져보세요. 일반 여성들 같으면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잖아요. 신체적 장애이든 정신적 장애이든 장애로 인해서 항거불능 상태라는 것이 가장 이용당하기 쉬운.]

 

사회적 약자들은 미투에도 급이 있다며 한숨만 내쉽니다. 그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에 귀 기울이는 게 우리 사회에 던져진 또 하나의 의무입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VJ : 정영삼)       

 

http://mnews.sbs.co.kr/news/endPage.do?newsId=N1004682058&oaid=N1004682059&plink=REL5&cooper=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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