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국밥천국
16.07.19
조회 수 284
추천 수 7
댓글 17








헬조선의 주범은 첫째, 기득권이고 둘째, 대중입니다.

선진 시민사회의 기득권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그 지위에 오를수 있고, 책임 분담으로 지위를 유지하게됩니다. 선의의 경쟁결과 기득권에 오른 이들은 그만큼의 good men입니다. 그들은 많은 사회적 보상을 누리는 만큼 큰 책임을 함께 집니다. 영국 왕자의 군입대, 빌게이츠의 자선사업 등이 보상과 더불어 책임을 함께 지는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모습이지요. 

 

그러나 헬조선은 저열할수록 기득권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첫째, 헬조선의 비극적 역사입니다. 일제시대와 해방공간에서 기회주의자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그 시기 어긋난 부와 교육기회, 인맥등에 기반한 우위였지 그들의 시민의식이 더 나아서 기득권에 오른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저열한자들 입니다.

 

둘째, 정상과 비정상의 경쟁입니다. 헬조선에서 높은 의식수준을 갖고 성공하기란 녹록치 않습니다. 리베이트, 학연, 인맥, 위선, 기만, 착취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과 정정당당한 사람이 경쟁해야되는 사회입니다. 이를 바로잡을 법체계와 기득권의 의식수준은 참담합니다. 예를들어, 요즘 문제가 되고있는 국회의원 보좌진 (4,5급 공무원)을 친인척인 이유로 들어가서 경력을 쌓고나온 사람이 서류상 우수한 인재입니다. 이 사람이 입사를 해서 진짜 가격경쟁으로 사업을 따오려는 경쟁사 직원과 경쟁붙습니다. 기업은 국회의원 인맥을 생각해서 일감을 주게됩니다. 기회주의자에게 또 다시 새로운 스펙이 추가됩니다. 이게 지금 헬조선입니다. 결국 기득권에는 계속해서 저열한 인간들이 공급되고, 높은 시민의식을 품고있는 사람은 자연도태됩니다. 

 

셋째, 헬조선식 교육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공급됩니다. 헬조선 교육은 하인을 키우는 교육입니다. 질문은 하지말고 답을 찾아내는게 지상목표입니다. 정말로 머리가 비상하거나 비범한 의지의 소유자라서 헬조선식 노예교육을 우수하게 수행해내 밥벌이 걱정없이 지낼 수 있고, 추가로 철학과 교양, 인문학을 섭렵할 수 있는 인재는 그야말로 천재입니다. 드문케이스지요. 대부분의 헬조선 교육 엘리트들은 답에만 목메는 맹충이(맹목적 충성)들 입니다. 정계, 재계, 법조계, 관(官)계 둘러봐도 대부분은 이 맹충이들입니다.

 

이렇게 대다수의 맹충이들과 소수의 선구자들이 헬조선 교육시스템에 의해서 선발되면, 그 다음부터는 앞서 말씀드린 두번째 단계 정상과 비정상의 경쟁으로 들어갑니다. 1급수에서나 그 기개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선구자들은 폐수로 가득한 헬조선에서 자연도태됩니다. 결국, 이 폐수마저 극복하고 살아남는 소수 초인적인 존재들이 대중에게 노출되고, 계몽하고,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게 됩니다.

 

큰 변화의 분위기는 몇몇 초인적인 선구자들에게서 시작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대중은 이들이 나타났을때 몰라보지 않고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공부해야됩니다. 초인들은 초인들 나름대로 대중은 대중나름대로 자신의 능력껏 고민할때 사회가 발전합니다. 소수의 초인들도 대중의 지지없이는 결국 고사하게됩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린 헬조선을 만든 두 번째 책임을 대중에게 물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놓친 인재들을 아쉬워 해야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위해 스스로에게 책임을 물어야합니다.

 

거창한 것이 아니지만 노력은 조금 필요합니다.

 

1.질문을 던져보고 비판하는것,

2.다큐시청이나 독서, 신문구독 등 어떠한 채널을 통하든 관계없으니 배경지식을 쌓기위해 노력하는 것.

3. 지인과 술자리에서든, 토론스터디를 하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든 그것에 대해 의견교환 하는 것.

(의견교환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논리가 밀릴 때 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기분나쁘게 받아들일게 아니라, 상대를 인정할 수 있어야 함. 그리고 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어야 함. 자신의 논리에 누군가가 공감하고 설득되었다면 그 한 건에 대해서는 기쁨을 충분히 느끼면 됨.)

 

미국시민들이 석박사 수준의 자아성찰과 지독한 공부로 샌더스열풍을 만들어 냈겠습니까. 독일시민들 역시 같은 과정으로 메르켈을 당선시켰을까요. 분명 그들의 시민의식이 헬조선 보다는 월등히 높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조금만 더 헬조선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해결과 철학적 사유를 위해 노력한다면 그 이후로는 직관과 본능이 이끌겁니다. 본능적으로 더 나은 삶이 어떤 것인지 분명 알고있습니다. 다만 배움이 부족하고 고민이 부족하여 상향평준화에 이르는 길을 명확히 바라보지 못할 뿐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초인이 아닙니다. 때문에 대중 속의 한 사람으로서 최소한 제 역량만큼의 몫이라도 해내려고 고민하고있습니다. 초인들만큼 비상하고 자신을 희생할 깜냥이 되지 않아 영어 공부도 지루하게 끌고있고, 연애로 고민도하고, LoL도 가끔 합니다. 그럼에도 다른 것들을 줄여가면서 시간내서 독서하고 시사이슈를 챙겨보고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쓰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어느곳에 가서든지 내 최소한 깜냥 만큼은 다하는 시민이 되고싶습니다.






  • 국밥천국님도 리아트리스님과 같이 탁월한 분이시군요
    두 분의 대화가 정말 유익해요
  • 독일의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법전이 3개가 들어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금치 못했습니다


    지성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도 아니고 국민 전체 대상인데도 말이죠

  • 상당히 놀랍네요. 그만큼 국민들이 법률과 정부의 활동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의미이겠지요.
    -> 그만큼 민도가 높다고 볼 수 있겠네요.
  • 국밥천국
    16.07.19

    대륙법의 양대축 나라답네요. 개인적으로 독일의 철학자들을 가장 좋아하는데 그들이 나올 수 있었던 사회적 양분이 충분했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크게 충격을 받은 건 프랑스 고등학교 교과서였습니다. <프랑스 경제사회 통합교과서>인데 고등학교 수준의 공교육을 읽어내려가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 책 가장 뒤에 추천도서로 나와있던 <독일-프랑스 공동 역사 교과서>도 읽어보려고 벼르고있습니다.
  • 그런 책들은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 국밥천국
    16.07.19
     정확한 기억은 나지않지만 아마도 어디선가 정보를 접하고 프랑스 교과서라는 호기심에 메모해두었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좋은 책을 발견하면 해당 출판사의 관련서적을 더 찾아보는 편입니다. 책 뒤에 나오는 같은 출판사의 추천도서들을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프랑스 경제사회 통합교과서>는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간혹 사례라던가 지역 문화등 지엽적인데서 어려움을 느꼈지만 큰 무리없이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17, 18, 19살 고등학생들이 본다고 생각하니까.. 제 고등학교 시절 사회교과서들이 생각나면 참담함과 부러운 감정이 동시에 들더군요.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9255.html

    정확한 책 제목을 찾다가 기사를 하나 봤습니다. 아직 헬조선을 걱정하는 교육자들의 실천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 조언 감사합니다.
  • 루디스
    16.07.19
    메르켈은 별로 안좋은 총리 아닌가요?
    난민 개 몰아서 받았다가 독일안에서 이슬람새끼들 판치게 둔놈이잖아요.
  • 국밥천국
    16.07.19

    인간은 완벽할 수 없습니다. 모든 인간에게는 공과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메르켈은 공이 더 높은 인물이라고 봅니다. 난민 정책은 아직 현재진행중인 사안으로 비판은 할 수 있되, 섣부른 판단은 자제해야합니다. 난민이 선진사회에 부드럽게 안착할 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을 구성하지 못한 점, 동의하지는 않지만 일부의 주장처럼 아예 원천봉쇄하지 못한 점 등은 분명 과오로 기록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독일의 수장으로서 유럽연합의 리더 중 1인으로서 그녀가 보여준 배려, 리더십은 분명히 공으로 평가될 부분이 많다고 보입니다. 통일독일 이후 불안한 정치상황을 타개하기위해 야당 사민당과의 대연정으로 진보적 가치를 흡수하는 정치력을 발휘했고, 동-서독 갈등 해소에도 노력을 보입니다. 
     
    슈뢰더 사민당 정권의 복지축소에 배신감을 느낀 국민들이 선거에서 사민당을 택하지 않았지만, 덕분에 정권을 잡은 메르켈은 슈뢰더처럼 정권을 잃을 수도 있었음에도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합니다.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에 당면한 메르켈의 선택은 포퓰리즘이 아니었습니다. 위험 극복하기 위해 노사 합의에 따른 고용 및 근로시간 확대 추진, 연금수령연령 상승, 수출기업 세금, 보험료 감면, 상속세 완화 등 개혁 정책을 일관되게 설득하고 밀고나갔으며, 그 와중에서도 교육, 연구개발비 만큼은 공교육을 통한 숙련된 기술자 양성과 기술의 승계를 강조하며 예산을 확대합니다.
     
    대외적으로는 EU의 붕괴를 막기위해 그리스 디폴트 당시 '책임의 공유'를 주장하며 민간채권단을 압박해 채무 탕감을 이끌어 냅니다. 한편, 개별국가의 주권간섭이라는 논란까지 일었던 EU신재정협약도 메르켈이기에 가능했다는 평입니다. 벌써 민주적 절차에 따른 세 번째 연임입니다. 상당히 괜찮은 리더라는 방증아니겠습니까.
     
  • 한가지 고려해볼 만한 건, 아무리 준비를 했더라도 갑작스러운 시리아 붕괴와 그에 따른 대규모 난민사태에 적절히 대응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게다가 이질적인 인구집단이 대규모로 들어오게 되면,사회의 불안정성이 증가하고 치안과 복지가 약화되는 것은 거의 필연적이지요.
    인권존중의 측면에서 보면 받아들여야 하는 게 맞지만, 현실 정치의 관점이라면 국경을 봉쇄하는 것도 하나의 유효한 방안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앙켈라 메르켈 총리는 분명 유능한 사람이지만, 불행히도 시리아 사태와 대공황에 준한 수준이라는 2009년 미국발 경제불황에 뒤이은 EU의 경제위기는 어지간한 능력으로는 견뎌내기 힘든 세계적인 정치경제적 악재라, 그 결말이 그다지 좋지 못하고 독일 사회에 휴유증을 많이 남길 거 같네요.

  • 국밥천국
    16.07.19

    일리있는 말씀입니다.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어지간히 큰 위기들입니다. 제가 볼때 메르켈 총리는 독일보다도 EU를 더 큰 가치로 두고있는듯 합니다. 독일의 후유증과 EU의 훼손 가운데에서 내린 용단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 그렇군요. 분명히 유럽의 미래는 단독국가체제보다는 EU를 통해 세계를 주도하는 세력 중 하나로 남는 것이 더 나을 테니까요.
  • 님의 관점과 탈죠센선봉장님의 글을 반반씩 합치면 제가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거 같네요.
  • 국밥천국님도 리아트리스님과 같이 탁월한 분이시군요
    두 분의 대화가 정말 유익해요
  • 국밥천국
    16.07.19
    감사합니다. 민노충분쇄기님은 요즘 뜸하네요. 민노총분쇄님과도 토론이 가능할 때가 오면 좋겠습니다.
  • 반헬센
    16.07.19
    선봉장님, 리아님 그리고 당신같은 분들이 헬센국에서 얼마 되지 않은 지대로된 핵심을 간파하는 철학적 지성인일듯..
  • 국밥천국
    16.07.19
    감사합니다 헬센님.. 아직 부족하지만 제 깜냥을 넘어보고는 싶습니다. 헬센님도 생각해볼 여지가 많은 글들 올려주셔서 잘 보고있습니다.
  • fck123
    16.07.20
    솔직하고 인상적인 글입니다. 지도자가 국민 일반 수준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선의로 정치인을 지지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대통령이나 정치인을 내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도구로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지도자 추종주의때문에 경상도와 충청도 하층민의 계급적 이해관계가 상당 부분 겹치고 합리적 토론이 가능한데도 특정 정치인 위주로 논의가 진행되면 의자와 술잔이 날아가는 기현상이 벌어집니다. 맹자가 말하길 항산이 없으면 항심이 없다고 했던가요. 지나친 지도자 추종주의도 일반 시민들의 경제적 자립도가 워낙 불안정하고 위태롭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보편적 복지 실현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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