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명불허전코리아
1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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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대한 취향은 사람들마다 다르고, 어떤 맥주가 맛있는 맥주인지 또한 사람의 취향의 수만큼 다른 정답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누구는 라거를, 누구는 에일을 좋아하고.

누구는 생맥주가 최고라고 하고, 누구는 캔맥주는 병맥주보다 맛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 앞서, 좋은 맥주를 고르는 법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별 것은 없습니다. 단순히 '어떻게 하면 이 나라에서 만들어지는 저급 맥주를 최대한 회피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1단계 : 국산 브랜드는 배제한다.

국산 맥주는 맛이 없다는 인터넷 게시글이나 신문기사들을 심심찮게 보시죠? 국내 맥주업계를 독점하고 있는 2개 회사들(이름은 굳이 밝히지 않겠습니다)은 이를 적극적으로 부정하고 있고, 온갖 애매모호한 숫자들과 논점에서 벗어난 논거들로 '우리'맥주도 외국 맥주에 뒤지지 않는다고 주장하고는 있지만 이 말은 그냥 믿지 마십시오. 한국 맥주회사에서 제출하는 수치는 구일본군이 병기스펙 적어놓는 것마냥 숫자만 허울좋게 맞춰놓은 것이거나(구일본군이 서류상 탄속 수치를 맞추기 위해 전차포탄 중량을 깎아먹은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실재 맛과는 상관없는 단순한 조성비 비교에 불과합니다. 제가 애주가는 아니지만 한가지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한국 맥주는 맛이 없습니다. 외국 맥주와 비교하면 파멸적으로 맛이 없습니다. 국산 브랜드를 단 맥주를 고르지 않는 것이 좋은 맥주를 고르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2단계 : 맥주캔/맥주병의 라벨에 한국어 혹은 중국어가 적혀있는 것은 배제한다.

많은 분들이 외국 맥주를 살 때 착각하는 부분입니다만, 외국 브랜드 맥주라고 전부 다 해당 국가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브랜드에서 맥아를 수입해서 현지에서 만들어지는 맥주도 있고, 해당 국가에서 원액을 수입한 뒤 현지에서 병입해서 만들어지는 맥주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현지생산, 혹은 현지병입되는 맥주를 구분하는 방법은 캔이나 병의 라벨에 현지 언어가 적혀있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하이네캔 맥주를 한 캔 사서 확인해 보십시오. 앞면에는 'Holland'라고 대문짝만하게 적어 놓았지만 뒷면의 제품 조성비에는 한국어로 '알콜 5.5%'라고 적혀있을 겁니다. 맥주캔에 한글이 인쇄되어 있다는 건 이 캔이 한국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고, 즉 최종적으로 병입이 한국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맥주병의 경우도 마찬가지.. 앞면 라벨에는 'Premium German beer'라고 적어놓았지만 뒷면 라벨에는 한국어가 인쇄되어 있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제가 상하이에서 하이네캔 캔맥주를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캔에 중국어가 적힌, 즉 중국에서 병입된 하이네켄 맥주는 한국에서 먹은 것에 비해 탄산의 풍미가 많이 떨어지더군요. 그것이 탄산의 톡 쏘는 맛을 싫어하는 중국인들의 입맛인지, 아니면 단순히 병입장비의 압력유지능력이 떨어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이처럼 같은 브랜드의 외국 맥주라도 최종적으로 어디서 병입되었는지에 따라 품질에는 미묘한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이쯤에서 독일에서 병입된 독일 맥주와 이 나라에서 병입된 독일 맥주가 어떤 차이가 있을지는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시리라 믿습니다.

품질관리와 눈속임을 같은 의미로 생각하는 나라에서 제대로 된 맥주 병입이 이루어지리라고는 기대하지 맙시다.?

농협의 해썹(뭐의 약자인지는 알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인증이나 축협의 소고기 유통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다들 아시죠? 맥주에 메탄올 섞어서 양을 늘리지 않는 것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도록 합시다.

...원래 논점으로 돌아와서...

외국 브랜드 맥주라도 캔에 한국어나 중국어가 인쇄되어 있거나, 병의 라벨에 한국어나 중국어가 있으면 그건 한국/중국에서 병입된 맥주라는 뜻입니다. 이 맥주는 안 먹는 쪽이 혀에도, 몸의 나머지 부분에도 유익합니다.?

외국에서 만들어지고 외국에서 병입된 맥주는 아래와 같습니다.


-캔 표면, 혹은 병의 후면 라벨에 유럽에서 쓰는 언어가 인쇄되어 있다. 특히 성분함량을 표시한 부분에 브랜드 국가의 언어가 제일 처음 인쇄되어 있는 경우 현지에서 병입된 맥주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맥주의 경우 한국어로 된 성분표기 스티커가 별도로 붙어 있다.


따라서 맥주를 고르실 때 일단, 맥주 표면에 별도의 한국어 스티커가 붙어 있지 않은 맥주는 한국에서 병입된 것이니 제외합시다. 참고로 한국에서 외국 맥주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버드와이저와 하이네켄이 이에 해당됩니다.

그리고, 병에 중국어나 아랍어가 적혀진 것도 제외합시다. 주로 마트에서 '외국 맥주 대할인!'이라면서 팔아치우는 외국 맥주가 이에 해당됩니다. 후진국을 차별하자는 건 아니지만 시민의식이나 장비 유지보수 수준을 고려해 보았을 때 같은 원액이라도 이런 나라에서 병입된맥주는 100% 품질을 내기 힘듭니다... 한국만 하겠습니까만은.



1, 2단계를 거친 뒤 좋은 맥주를 고르는 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외국 브랜드의 맥주로서 캔이나 병 라벨에 한국어로 된 스티커가 별도로 붙어 있으며, 성분 조성표에 한국어/중국어가 인쇄되어 있지 않은 맥주


이와 같습니다.



3 단계 : 이 뒤부터는 개인 취향


1, 2단계에서 한국에서 만들어졌거나 혹은 한국에서 병입된 주제에 외국 맥주인 척 하는 맥주를 소거하면 이 뒤부터는 개인 취향에 따라 맥주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라거는 '진한' 맛이 나고, 에일은 산미와 향이 강합니다.

네덜란드 맥주는 탄산의 톡 쏘는 느낌이 세고, 독일 맥주는 특유의 진하고 쓴 맛이 납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페인 맥주가 탄산과 맛의 비율이 적당하더군요(특히 에스뜨레야가...). 많이 마셔본 건 아니지만 포르투갈 맥주는 스페인 옆나라 주제에 좀 김빠진 느낌이 나고, 프랑스 맥주는 1664 에일 맥주가 맛있었습니다만 좀 취향을 탈 것 같습니다(꽃 향미가 강하게 납니다). 벨기에 맥주는 그 명성에 비해서는 제 개인적으로는 꽤나 별로이더군요... 뭐라고 말할 수는 없는데, 2% 부족한 것 같다고나 할까...


국가적으로는 번영하고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를 위해 국가를 구성하는 개인에게 무한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 개인의 행복을 연료로 태워 번영을 이루고,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이 나라 사회에서 술이라도 제대로 된, 맛있는 것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는 생각에 이 글을 적습니다. 부디 여러분들께서도 물에 물탄 맛인 한국 맥주나, 외국맥주의 탈을 쓴 한국 맥주를 피해 제대로 된 맥주를 마시며 피로한 하루를 마감하실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 하루도 헬컴!(Hellcome) 투 코리아!




P.S.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제일 제대로 된 맥주 마시는 방법은 '아예 외국에서 마셔라' 입니다. 독일 옥토버페스트에서 맥주 진탕 마시고 온 제 친구가 그렇게 얘기하더군요. 객관적인 맛도 맛이지만, 독일의 가든에서 전원의 풍경을 감상하며 유쾌한 독일 친구들과 마시는 맥주와, 한국의 지하 호프집에서 부장님 대리님 비위 맞추면서 돌려마시는 맥주의 맛에는 심리적인 차이도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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