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51108224937903

요즘 각자도생이 유행처럼 번지나 봅니다.

?

먹고살기 힘들어도 고민을 나누고 손을 내밀어줄 누군가가 주위에 있다면 삶은 덜 팍팍해진다. 심신이 무너져내려도 일으켜줄 누군가 있다면 새로운 삶의 희망이 싹튼다. 사람의 관계망은 곧 안전망이다.

그러나 가족, 지역, 직장, 학교와 같은 전통적 공동체의 결속력은 예전 같지 않다.

그렇다고 국가나 사회가 옛 공동체의 역할을 대신해주지도 않는다. 흩어져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홀로 삶의 무게를 감당해야 한다.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다.

고단하고 고독한 개인들의 세계, 그것이 오늘 한국 사회의 모습이다.

◆ 사회 속 ‘관계’가 그리운 김리아씨 이야기

김리아씨(29·가명)는 하루나 이틀에 한 번 식재료를 사러 마트에 갈 때를 빼고는 좀처럼 집 밖으로 나서는 일이 없다. 어머니와 둘이 사는 집은 월세 10만원짜리 반지하방이다. 하루 평균 23시간을 방 안에서 보낸다. 요금 문제 등으로 통화하는 휴대폰 판매원 외에 연락하는 사람은 지방에 사는 남자친구와 어머니뿐이다. 김씨를 사회와 연결하는 단 두 가닥 끈이다.

20151108224930191csxz.jpg

지난 6일 김리아씨가 경기 군포시 산본동 반지하방에서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고 있다. 배장현 기자 [email protected]

김씨는 경기 광명에 살던 어린 시절을 가끔 떠올린다.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외할머니와 두 이모네 식구들이 살았다. 왕래가 잦았고 겨울이면 김장도 함께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의 일자리와 좀 더 넓은 집을 찾아 경기 군포시 산본동으로 이주했다. 갓 개발된 신도시는 8살 김씨에게 낯선 세계였다.

중학생이 되자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는 김씨에게 폭언을 시작했다. 김씨에게 “천자문을 못 외우면 맞을 줄 알아 이 돌대가리야” “이번 수학시험에서 또 점수가 이 모양이면 다 같이 죽어버릴 거야”라고 했다. 화가 나면 의자를 집어던졌고, 가스관에 라이터를 들이대며 협박했다. 김씨에게 집은 더 이상 안온한 장소가 아니었다.

학교도 김씨에겐 불편한 장소였다. 초등학교 때는 전업주부인 어머니가 김씨에게 맛있는 도시락을 싸주고 방과후에 데리러 온다는 이유로 다른 아이들의 질시를 받았다. 아이들은 욕설로 가득한 편지를 건네고 실내화에 얇은 유리조각을 넣어두기도 했다. 초등학교 시절 대부분의 친구들이 같은 중학교로 진학했다. 김씨의 왕따 생활도 이어졌다. 혼자 밥 먹고, 혼자 집에 갔다. 쉬는 시간에는 그림을 그리거나 창밖만 봤다. 친구들과 함께라는 기분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다.

20151108224936986lkas.jpg

김리아씨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그림.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반지하 월세방으로 이사하면서 김씨는 다른 동네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같은 반 학생 대부분은 횡단보도 건너 넓은 평형 아파트에 살았다. 가난이 동급생들과 김씨를 갈랐다. 유명 브랜드 가방에 좋은 신발을 신고 풍족한 용돈으로 같이 간식을 먹으러 다니는 아이들과 김씨는 어울리지 못했다.

김씨는 대학 공동체에도 동화되지 못했다. 동기들과 수업 중간중간 이동하며 조별과제 등에 대해 얘기하는 게 전부였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던 김씨에게 동기들과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영화를 보고 하는, 평범한 관계맺기는 불가능했다.

선배들은 ‘학과의 질서 유지’를 명분으로 하루 한 번꼴로 1학년을 집합시켰다. “너 왜 어제 날 보고 인사 안 했어?” “너 왜 과제물이 든 바인더를 거꾸로 들었어?” “너 왜 1학년이 염색을 했지? 튀려고 하는 거야?” 김씨는 자주 불려 나가 욕설과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

공황장애를 앓은 김씨는 21살 때 처음 자살을 시도했다. 좁은 방 한구석에 누워 벽지무늬만 만지며 하루를 보냈다.

다른 사회의 문을 두드리지 않은 건 아니다. 23살 때 친구를 찾아 성당에 나갔다. 그러나 성당 청년부 회식에 참여하려 해도, 공부모임에 들려 해도 돈이 필요했다. 한 청년부 언니는 김씨가 “언니 저는 돈이 없어요”라고 말을 끝내기 무섭게 몸을 돌려 다른 사람과 이야기했다. 성당에서 새 세례명은 얻었지만, 친구는 끝내 얻지 못했다.

25살 때는 인터넷 커뮤니티 모임에 가입해 여러 번 ‘정모’에 나갔다. 사람들은 술자리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다. 사람들은 술을 마셨고, 했던 말을 또 했고, 다음날 연락하면 어제 친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기 일쑤였다. 김씨는 실망했고 공감할 수 없었다. 더 이상 모임에 나가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해 처음으로 만족스러운 공동체를 만났다. 그림 그리기 스터디 모임이었다. 취업준비생, 웹툰작가 등 6명이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 카페에 모여 3시간 동안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그리고 난 뒤에는 합평을 하며 새로 나온 웹툰 이야기, 미술학원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나눴다. 종이와 연필, 음료값 3000~4000원만 있으면 됐다. 하지만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김씨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게임회사에 원화 디자이너로 취업했다. 스터디의 목적이 달성되자 모임은 와해됐다. 김씨는 요즘 목적 없이 취미로 그림 그리는 모임을 찾고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스터디에서 만난 사람들은 연락이 끊긴 지 오래다. 김씨는 외롭다고 했다.

◆ 객지 생활… 맘 둘 곳 없는 김광일씨 이야기

대전에 사는 직장인 김광일씨(47·가명)의 하루 일과는 ‘집→회사→집’으로 요약된다. 오전 8시쯤에 출근해 12시간 정도 직장에서 보낸다.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보통 밤 10시가 넘는다. 집에서 취미 생활을 하거나 나가서 누군가를 만나기엔 늦은 시간이다. 집이 직장 인근이라 동네 바깥으로 나갈 일은 좀체 없다.

김씨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산다. 고향은 경남이고 부인과 아들 둘은 부산에 있다. 김씨는 지난해 9월 새로 일을 배워 직장을 구할 생각으로 대전에 왔다. 불황으로 전에 다니던 선박·조선업계에서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대전에 와서는 반 년간 자동차 정비기술을 배웠다.

현재는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강의하며 인근 원룸에 살고 있다. 김씨는 가끔 가족을 만나러 부산에 간다. 기름값을 아끼려고 한 달에 딱 두 번, 날짜를 정해두고 간다. 부산에 안 가는 주말이면 집에서 ‘방콕’을 한다.

김씨는 취직난에도 비교적 빨리 직업을 구한 편이다. 하지만 객지에 혼자 살며 생소한 일을 하는 건 쉽지 않다. 올라온 지 1년6개월이 다 돼가지만 대전은 여전히 낯선 곳이다. 가끔 술자리에 나가는 것이 김씨가 대전에서 갖는 사교 생활의 전부다. 40대 후반의 평범한 직장인인 그는 술 없이 새로운 인간관계를 시작할 방법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그나마 술값이 아쉬워 술자리도 자주 마련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김씨는 “옛날에는 ‘소주 한잔 마셔도 되겠지’ 했다면 지금은 ‘내가 술 사먹으면 가족이 힘들겠지’란 생각이 먼저 들어 자제하게 된다”고 했다. 그래서 퇴근 후 집에 와 자주 술을 먹는다. 혼자 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소주 한잔을 곁들이는 게 김씨의 낙이다.

대전에 김씨의 친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자리를 잡고 사는 큰형네 가족이 있다. 그가 애초에 인생 2막의 장소로 부산과 멀리 떨어진 대전을 택한 것도 형이 “대전에 오면 일 배울 곳과 취직할 직장을 연결해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혼해서 독립된 가정을 꾸린 형네 식구들과 자주 어울리긴 힘들다. 형도, 형수도 직장에 다니는 상황이라 김씨의 형편까지 일일이 신경 써주기는 어렵다는 것을 김씨도 알고 있다.

김씨는 현재 살고 있는 대전, 가족과 친구가 있는 부산 중 어느 곳에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부산에 있는 두 아들과 매일 짧게라도 카톡을 하지만, 자주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기엔 부족하다. 대전에 올라온 뒤 부산이나 경남에 있는 친구들과도 연락이 뜸해졌다. 거리가 멀어 경조사 챙기기도 어렵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옛 친구를 찾기도 하지만 직접 얼굴을 마주하며 만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전과 부산 사이 어딘가에서 ‘붕 뜬 상태’다. 가족도, 직장도, 친구도 있지만 ‘공동체’나 ‘소속감’이란 단어는 낯설다. 김씨는 “그냥 먹고살기 위해 살고 있다. 대전을 공동체라고 할 수 있을까. 공동체라는 게 뭔지 모르겠다. 내가 속한 공동체는 딱히 없다”고 했다.

?

나도 없다 내가 속한 공동체 진짜로 오갈데 없는 나 지옥불반도에서 나가자!

리버랜드로 가자 새로운 국가 리버랜드로






정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공지 ↓ 너도한방 나도한방...즐거운 헬조선의 자유게시판 입니다. ↓ 35 new 헬조선 7049 0 2015.07.03
310 [증명] 장미는 스티븐 유와 같은 새끼이다. 11 new 영의정 273 7 2015.09.24
309 [죽창주의]어떤 반도의 웹사이트 8 new 노예1 240 1 2015.10.28
308 [저출산과 이민①] 저출산 극복 사실상 불가능, 이민 수용이 대안 2 new QQQQ 508 0 2015.09.29
307 [일베에 내가쓴글] 6 new 역겨운나라 177 2 2016.10.21
306 [이슈추적] 서울시 "광화문광장 대형 태극기 안 된다" VS 보훈처 "반드시 게양해야" 1 new welcometoliberland 221 2 2015.12.15
305 [이놈들에게 죽창을!] 헬조선의 5대 강도 명단 2 new 오딘 660 5 2015.08.02
304 [영어책 발췌] 미국인이 바라보는 노예 관련 얘기 new 후덜 229 5 2015.10.23
303 [영어 스피킹 연습 자료 공유합니다] #016: 질소 과자 9 new 매드캣 147 3 2016.07.10
302 [엠팍 펌]조선일보 칼럼. 젊은이들은 징징대지 말라고 합니다.gisa 8 new hellbull 386 6 2015.09.22
301 [쉬어가기] 첨 들어본 노래지만 헬조선 청년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그 노래. 4 new 헬조선탈출성공했음 374 1 2015.09.05
300 [속보] 남북 고위급 회담 타결..2시 합의문 발표 2 new 지옥의불반도헬조센 93 2 2015.08.25
299 [사과]죽고싶다고 했던 노력충입니다. 10 new 육노삼 328 6 2015.09.14
298 [뉴스] 한국인들은 갱생 자체가 불가능한 폐기물들이다 9 new 악령 440 6 2015.08.21
297 [남조선일보] "아무것도 안 하며 '헬조선' 불만 댓글"…잉여인간 급증 160만명 육박 18 newfile 노오오오력을하란말이다 560 6 2015.10.14
296 [기사] 캬! 일반해고 하니까 좋네! 3 new 야근개발자 249 7 2015.09.18
295 [기사] 朴 대통령 지지율 50%…3주 연속 현상 유지 4 new 야근개발자 172 3 2015.09.18
294 [공유] 젊고 열정만 있는 사람들을 대할때는... 1 new blazing 144 2 2015.11.03
293 [경제와 부동산] 추천 영상 1 new 왓더뻑킹헬조선 60 0 2017.07.12
292 [가입 인사 겸] Anecdote. 7 new Healer.lee 164 4 2015.08.28
[新허기진 군상] (9) 깨진 공동체, 각자도생하는 사람들 5 new welcometoliberland 431 2 2015.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