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약 90년 전인 1920년대의 동아일보 기사들을 보니 진짜 쇼킹입니다. 무슨 100년 아니 200년 뒤의 헬조선에서나 겨우 가능할 법한 일들을
적어놓은 기사들 같더군요.
기사들의 핵심을 말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정에서의 부모 특히 가장의 전제권 때문에 자녀들이 노예처럼 고통받고 있다, 노인들은 나이만 먹었다고 그게 무슨
벼슬인양 생각하지 말아야 하며 조선을 잘 이끌어나갈 주체는 노인들이 아닌 젊은이들이고 조선은 젊은이들의 나라이다, 제사나 무당 같은 미신은 조속히 타파되어야 하고
제사할때 쓴 도구나 그릇 등을 불태운 농민들을 칭찬하는 기사도 있으며 족보같은 봉건적 유습은 빨리 불태워버려야 마땅하다 등등. 그리고 개인의 인격과 자아 그리고 개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하고 관혼상제나 장유유서 경로사상 같은 유교는 파산한 구도덕이며 개인의 자유와 평등 및 개성존중에 비롯한 신도덕으로 교체되어야 한다 등등 한마디로
지금도 굳건히 뿌리내리고 있으며 성역 중의 성역인 유교탈레반에 대놓고 정면에서 반항하는 기사들이었습니다.
그것도 무려 동아일보에서 말입니다. 지금의 동아일보와는 완전히 180도 다른 파격적으로 진보적이고 혁명적이기까지한 기사들을 동아일보에서 쓰고 있었습니다.
이게 진짜 1920년대의 기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제 두 눈이 의심스러웠습니다. 지금 성향을 가릴 것 없이 그 어떤 신문이 장유유서나 효도사상, 경로사상, 제사문화 등등과 같은 유교탈레반 문화를
조금이라도 비판합니까? 절대 안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약 100년전쯤의 동아일보가 화끈하게 직설적으로 한겁니다. 적어도 그 시대는 의식 면에서는 지금보다는 훨씬 앞섰던게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