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조카가 모두 5명인데
그중에서 3명이 있는 작은 누나 집은 이번 추석때 외국으로 나갔다고 해서
만나지 못함.
누나 입장에서는 시어머니가 되는 분이 돌아가신 후에 이젠 별 미련없이 제사도 안 지내는 듯
해외로 훌훌 날아다님..
큰누나의 경우
아들만 둘인데 89년 91년생임.
큰아들은 경기도에 소재하는 A대학 나오고..전자인가 기계공학과인데
다시 그 대학에서 대학원까지 나왔다...사실 나는 왜 대학원까지 갈까 궁금했는데(집안 형편이 매우 안 좋아서)
졸업하고 나서 외자계 반도체 패키징업체로 들어가더라..이름은 까먹었는데 나중에 구글링해서 찾아보니 아마 미국계 회사인 듯.
그러다가 나는 페이스북 가입만 해두고 글은 올리지 않고 있는데
무슨 일로 오랜만에 페이스북에 가보니 조카 회사이름이 삼성전자로 변했더라..
이번에 만나서 물어보니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구체적으로는 이미지센서 관련 일을 한다고 하더라.
본인 말로는 그리 빡세게 일은 안 한다는데..
일단 야근은 주1회만 한다더라..보통은 7시쯤 퇴근
외자계 업체는 별 비전이 안보이고 연구개발쪽에는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아서
언젠가는 발뺄거라 생각하고 이직했더라. 전직 회사에서 아마 2년도 근무하지 않은 거 같은데..
삼전에서 워낙에 사람을 많이 뽑는 탓인지 쉽게 이적했다고.
그래서 내가 보너스 많이 받으니 좋겠다고 하니까..뭐 일정금액 이상은 받을 수 없다고 하더라고.
사실 얘네 집..그러니까 누나 집이 엄청 흙수저다..흙수저라기보다는
매형이 좀 뻥이 셈.
결혼할 때가 88년 정도였는데 그떄 매형이 카센터를 해서 나름 꽤 사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신혼집이 단칸방..당시에는 뭐 단칸방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꽤 많기는 했으나
이후에도 그럭저럭 잘 되는 거 같지가 않더라.
내가 가보면 항상 사람들과 고스톱을 치고 있음..
결국 한 5년 후에 망하고 이후에는 중고차매매며 좌우간 차 관련일을 하다가
오히려 대략 2005년 경에 고물상을 차렸는데
이게 제일 수입이 나은 거 같더라..뭐 그런다고 해서 돈 많이 버는 건 아니고 딱 먹고살 정도는 되는 듯.
내가 얘 어릴 때에는 이것저것 많이 사주고 한번은 월정액게임을 끊어줬다가 누나에게 혼난 기억이 나는데..
사상적으로는 우파더라..자기 성취에 대해서 나름 자부심을 갖고 있음.
급여는 안 물어봤다만 보너스 포함하면 그래도 한 6천 정도는 하지 않을까 싶더라.
얘 말고도 나에게는 사촌인데 반도체전공하고 현재 미국이민가 있는 사람이 두 명 있는데..
한국이 반도체기술은 상당히 좋은 편인지 미국으로 이민가기는 상당히 쉬운 거 같더라.
국내에서는 전자 기계 공학과를 나와서 반도체 쪽으로 가면 인생역전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살 만하고 외국 나가기도 상당히 쉬운 거 같다..
다만 저 사촌은 나와 친한 사람이 아니어서 내가 연락은 안되는데 두 명 다 경기도 A대학 출신임..물론 80년대-90년대 초에 대학나온 사람이고.
둘째는 공부에는 별 뜻이 없고 매형 닮아서인지 뭐랄까 좀 뻥이 세달까..
군대도 해병대 다녀오고 누나 말로는 좀 또라이 기질이 있다고 하더라.
지거국 농대에 간신히 들어갔는데 그래서 과연 졸업하고 뭐가 될까..고민이 많이 되었는데
군대를 다녀온 후에 갑자기 학교를 자퇴하고 연기자가 되겠다고 서울예술대에 들어감..
연기..정확하게는 연극을 하겠다고 하던데 이쪽이 참 어려운 분야라는 것은 잘 알테고
뭐 그래도 자기 인생에 대한 주관이 뚜렷하더라.
졸업 후에는 일단 연기과외를 하겠다고 하더라. 의외로 연기과외시장이 꽤 넓다고 한다. 연극영화과가 전국에 많이 있을 뿐더러
누나가 살고 있는 청주에는 연기학원이 몇 개 있는데 제대로 가르치는 사람이 없어서
서울예대 출신인 자기가 하면 시장은 확 잡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망상인지는 모르겠으나)을 하고 있더라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얘가 대학을 다 대출로 다니거든..
부모 입장에서는 서울예대를 가서 연극을 하겠다는 둘째 애한테 학비를 대줄 여력까지는 없었고
그런다고 해서 말린다고 말릴 수 있는 애가 아니라(주관이 아주 뚜렷)
그냥 다니되 학비는 네가 감당하는 조건(간단히 얘기해서 학자금 대출)으로 서울예대에 진학했는데
일단 연극해서 한달에 100만원도 벌기 어려운 현실인데 일단 학자금이라도 갚아야 연극에 뛰어들게 아니냐?
그래서인지 연기과외(지금도 간간히 하긴 한다고 함)쪽으로 일단 나가겠다고 하면서
서울과 지방의 문화인식이 너무 차이난다고 한탄을 하더라고..
참 리스크가 큰 선택을 했는데 연기 외에는 자기 인생에 의미가 없다는데 누가 뭐라할 수 있겠나.
여건이 되면 나중에 대학로 쯤에 방이라도 하나 구해서 월세부담없이 연극을 할 게 해주면 좋겠으나
내가 아직 그럴 형편까지는 안된다.
뭐 앞으로 3년 후에나 대학로에 갈 예정이니 그때쯤 되면 어떻게 내 형편이 좀 나아질 수도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