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은나라가 한족과 무관계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한국과 일본에 상당히 있는 것 같지만
한국에서 하는 주장은 은나라=동이족≠한족이라는 논리고 일본에서 하는 주장은 은나라=부여=퉁구스≠한족이라는 논리라서 원래 딱히 상관관계는 없었는데 한국측에서 일본측의 주장을 차용해서 자기들이 생각해낸 것처럼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지만
아무튼 은나라=동이족≠한족설은 동이족이라는 단어 및 한자에 대한 몰이해가 만들어낸 것 같은데 夷라는 글자가 한나라 이후로 이민족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는 했지만 은주 시대에 이민족으로 사용된 글자는 夷가 아니라 方이지만
아무튼 은나라가 퉁구스/몽골 계통이라는 주장도 헛소리인 것이
애초에 은나라의 언어가 중국어가 아니라는 증거도 없지만
상고한어는 주나라의 시경이라는 문헌을 근거로 해성(諧聲)과 압운에서 음운 데이터를 추출해서 재건한 것으로 주나라의 언어와 현대중국어의 genetic 관계는 인정되지만
게다가 시경의 商頌편에 은나라의 후손인 송나라의 언어도 기재되어 있으므로 은나라의 언어도 상고중국어의 범위에 포함시키는 학자도 있지만
아무튼 만약 퉁구스/몽골 계통이 은나라를 세웠다면 상고한어에 그쪽 계통의 언어적 흔적이 발견되지 않으면 안되지만
상고한어에 차용된 어휘로는 몽몐어족의 秧, 稻 남아어족의 江, 虎, 인구어족의 蜜 등이 있는데 퉁구스/몽골 계통의 차용어는 馬 정도로 절대 충분한 수량은 아니지만
실제로 퉁구스/몽골계통이 한족을 정복하고 은나라를 세웠다면 상고한어에 충분한 수량의 차용어가 남아 있어야 하지만 다른 어족 유래의 차용어에 비해 절대 많은 것이 아니지만
아무튼 언어학적으로 은나라가 한족 이외의 이민족이 세운 나라라는 증거는 나오지 않지만
이런 유사역사학에 선동되는 인간들은 도대체 뭔가 하지만 어떤지
내 추측엔 적봉에서 요하유역에 걸친 하가점 문화와 초기국가시스템을 만들었던 집단이 기원전 1800-1600 년경 해당 지역의 비옥한 땅이 기후 건조화 문제로 초원화, 사막화 되고 농경이 어려워지자 남하해 원주민들 - 얘네들을 굳이 한족이라 할 수 있겠지 - 을 지배 또는 타협해 만든 게 은이라고 본다.
남하하지 않고 건조 기후에 적응한 사람들이 유목민족이 되어 흉노, 동호, 조선, 동이 이런 명칭으로 불리게 되었고.
그러니까 은의 종족이 뭐냐는 의미가 별로 없다는 것이지. 마치 오늘날의 민족주의라는 이름으로 역사를 현재의 민족단위로 역행해 꿰맞추는 짓과 동일한 헛짓일 뿐이다.
조선에 대한 재미있는 설 중 하나는 조선은 국가명이 아니라 조족과 선족이라는 동몽골과 요하사이의 낮은 산맥들의 순록 먹이를 찾아 다니던 순록유목민들을 통칭해 가리키던 종족명이었다는 설이 있음. 오늘날 사멸해 가는 에뱅키족과 비슷한 삶을 살았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