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반해 고든 램지의 캐릭터는 그 자신의 욕망이라는 1차원적 요소 외에

어떠한 음흉해보이는 명분도 자신의 질책에 더함으로써 포장하는 짓 따위는 하지 않지요. 역설적인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의 야성은 위험을 초래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고든 램지가 화내는 이유는 단지 그 망할(fucking) 리조또가 빨리 안만들어지기 때문이지, 언젠가 너의 이력에도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그 잡일을 빨리 배우지 못하는 어리버리함에 어른으로서 생기는 노파심과 같은 감정이 들어서 화내는 것 같은 황송한 이유가 아니란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헬스 키친은 우리와 다른 서구 사회의 실력주의(meritocracy)를 극적으로 단순화하여 엿보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헬스 키친이 서양 사람들의 눈에도 빡세게 보여서 헬스 키친이라는 제목을 붙였겠지만, 실은 고든 램지와 같은 캐릭터가 직원을 착취하는 능력을 가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그 때문에 헬스 키친과 같은 작업 환경에서 헬조선에서 일어나는 자살 같은 사건들이 일어나리라고 상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적어도 대부분의 오너들은 고든 램지보다는 훨씬 교활합니다. 좁은 주방에서야 장악력을 보여주었을지 몰라도 군경에 저런 인물이 있다면 고위직에는 못올라가면서  부하들의 사랑을 받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