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레가투스2016.03.26 00:14
내가 미국에서 대학다닐때 가르치던 유럽역사 교수는
박사학위를 따고 다른 교수들이 박사논문으로 자주 의뢰를 하는 양반이고,
내가 존경하는 둘-셋 사람중 하나인데, 
내가 "유럽이 예전처럼 내부의 친러시아파 확산으로 인해 다시 세계1차대전처럼
갈라질 가능성이 있느냐?" 고 오래 품었던 질문을 던지니, 자기도 모른다고 솔직하게 대답했지.
 
이 양반이 모른다고 자신의 지식한계를 밝혔지만, 한계를 밝힌다 해서 지식의 범위가 좁은것아니지.
 이를 테면 세계2차대전때 마지농라인 돌아서 블리즈크리크 쓴 나치전략에서 부터, 야망과 죄책감의 상관관계
를 연구한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  쓰잘데기없어 보이는 1910년경의 제즈음악의 등장 및 악보의 재편성에 대해서도
질문을 하면 정확히 세세하게 대답했지. 점수에 상관없이 열정만을 믿은 순수한 지식의 추구였어.  수업외에도 개인적인 면담을 했는데, 2003 이라크전쟁에 대한 유럽역사에 빗대어 미국의 정책을 설명해주더라. 
또 재미있게 뭐냐면, 내가 그 수업 1년전에 이 작자로 부터 한번 또다른 수업을 받은적이 있는데
그게 유럽철학이 였는데, "동물과의 섹스는 왜 안되는가?" 에 대해 논리적으로 대답하는 시간이였어. 근데
내가 1년넘게 그문제에 대답을 못했거든...물론 시험과도 무관해. 그리고 1년이 지나서도 그문제를 다시 꺼내고 반박하니,
그 교수는 당황한 기색없이 단호하게 논리적으로 정성을 다해 나의 주장을 또 받아 쳐내버렸지. 즉, 지식추구는 시험의 기간으로만 제한되는게 아니라. 저런 논쟁적인 한 질문을 가지고 몇년동안 늘어질 수도 있는거야. 
 
 
또 한 양반은 케임브릿지에 나와서 어린나이에 국제 정치경제 박사학위딴 30대 후반 중국인 교수였는데,
자신이 영어가 약한것도 인정하고, 역사에 대해선 개신교가 자본주의를 어떻게 촉진시켰는지에 (중세유럽) 대해서 자신이 잘모르는 부분도 스스로 인정하고, 다음수업때 따로 리서치해오더라. 
 개인적으로 면담가니, 복잡해서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이 작자가 셰일가스 프로젝트에 대해 연구하는데 그것에 대한정보도 나에게 따로 귀뜸 해주더라. 
 
지식의 방대함, 세세한부분까지 통달한 정교함, 세상의 흐름에따라 기존의 지식 업데이트를 반응하는 민첩합,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것들이 새어나가지 않게 완성시켜주는 겸손한 인격이 
공통점이다.  
 경이로운 지경에 도달한자들은 과연 어떠한 인간인지  20대초반의 들뜰줄 밖에 몰랐던 한 풋내기의  뇌리에 각인되더군. 
 
사실 공자 왈 " 모른다고 하는것이 앎이다." 즉, 자신이 정확히 모르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알아야
그것을 알수 있는 계기가 생기는거지. 모르는부분이 있으면, 알면되는거고, 그렇게 계속계속 확장
해 나가면 되는거지. 그래서 공부는 하면할수록 자신이 무식하다는것 더욱느끼게 된다. 
기억해라. 한계를 아는것이 아이러니하게 한계를 넓혀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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