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속성을 결정짓는 조건들의 순서는 그 강도와 폐단을 고려한 주관적인 순위입니다.
1. 유교
유교는 이조 500년 이후로 한국인의 사고방식, 생활양식, 사회분위기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조선은 중국보다도 유교를 숭상했습니다. 맹목적인 숭상이었지요. 조선사 곳곳에서 유교의 비극이 나타나고 현재도 진행중입니다. 먼저 유교의 특징을 보겠습니다. 유교의 특징은 크게 1. 군주에 대한 복종 2. 가부장제 3. 위계속 질서 4.사농공상 입니다. 민본주의나 애민 같은 유교의 가치도 결국 백성들의 충성에 대한 지배층의 베풂입니다. 복종이 전제되는 베풂. 결국 둘은 교환관계일뿐 진정한 사랑, 박애주의가 아닙니다.
한국인을 결정짓는 속성 중 유교의 패악질은 당연 1순위 입니다.
첫째, 가부장제입니다. 가부장제에서 비롯된 남존여비사상은 심각한 수준의 사회적 차별을 조장했고, 그것에 대한 남성들의 우월감 및 책임감과 여성들의 피해의식이 아직까지도 심각하다고 보입니다. 아직까지 완전한 남녀평등은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없지만, 상당부분 괄목할만한 개선이 이루어진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리할 때와 불리할 때 말이 다른 이중성을 보이는 몇몇 여성들의 행태는 일부분 아직까지 남아있는 피해의식에서 기인하지 않나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데이트 비용이나 결혼비용 부담을 쪽팔리게 생각하는 남성들의 의식도 여기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무논리 페미니스트들과 여전히 유교에 젖은 남성우월주의자들간에 갈등이 재생산 되고 있습니다.
둘째, 사농공상에서 비롯된 장인-상인 천시 문화입니다. 한국인이라면 여전히 관(官)을 숭상하고 펜대를 쥐고 싶어합니다. 의사와 같은 고소득의 일부 전문기술직 선호를 제외하고는 법조인, 고위공직자, 화이트칼라를 추구합니다. 문제는 법조인, 고위공직자, 화이트칼라들은 새로운 재화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관리하고 조율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환경미화원도 깨끗한 거리 라는 가치를 창출해 내는데, 그 위의 화이트칼라들은 그들을 관리할 뿐 가치창출에 아주 적은 기여를 할 뿐입니다. 새로운 재화를 창출하는 직업을 경시하고, 관리하고 지시하는 직업을 숭상하는 고정관념은 여전히 강력합니다.
셋째, 유교식 교육. 유교는 실증 연구를 하지않습니다. 예,의를 연구하고 이,기를 연구합니다. 때문에 과학과 수학의 발전에 하등 도움이 되지않았고, 논리의 부재를 초래했습니다. 또한 스승의 일방적인 가르침과 암기의 교육이 주된 학습방법이므로 비판과 토론의 부재 역시 초래했습니다. 지금까지도 유교식 학습은 아시아 지역, 특히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한자문화권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비단 한국인 뿐만아니라 중국인과 일본인까지 유교식 교육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넷째, 집단주의. 한국은 동아시아 어떤 국가보다도 우리 의식이 강합니다. 유교에서 발현된 집단주의는 허상의 단일민족사상과 결합하여 국가적으로 배타성을 낳았고, 지역주의에 선동되어 지역갈등을 낳았고, 가족과 결부되어 맹목적인 혈연강조를 낳았습니다. 때문에 한국인은 오롯이 자신만의 논리를 전개하기에 어려운 환경에서 나고 자랍니다. 개인의 목표와 집단의 목표를 함께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개인을 희생하는 것이 미덕임을 후천적으로 교육받습니다. 한편으로는 집단과 개인을 동일시하여 국뽕에 물들고, 기업의 네임밸류 또는 직업군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대학 서열주의에 빠집니다. 그리고 집단안에서의 카르텔 형성, 내부거래, 전현관예우, 입사청탁, 변질된 정 문화등으로 그 폐단들이 나타납니다.
2. 병영문화
앞서 유교파트에서 위계질서를 언급하지 않은것은, 심각하게 경직된 한국의 특수한 위계문화를 유교만으로 설명하는데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말도 안되는 위계질서가 기인한 곳은 군대입니다. 기본적으로 군대는 상명하복의 원리로 돌아가는 집단이라 외국군대에서도 폐단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한국남성 대부분이 상명하복 시스템을 체득한다는 점에서 한국인을 결정짓는 매우 강력한 요인입니다.
야만적인 시스템은 남성성 근원에 자리잡고 있는 강함과 용맹함에대한 갈구를 자극합니다. 이 병영에서 겪은 경험은 일종의 시련 극복, 인내, 남성다움으로 포장되어 더 야만적인 시스템에 있다 나올수록 강함과 용맹함을 인정받게 되는겁니다. 사실은 굴욕과 종속의 경험인데 일종의 정신적 착란이나 세뇌에 의한 인지부조화로 보입니다. 이런 정신적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사람이 사회의 절반정도를 차지하니 그 사회가 경직될 수 밖에 없습니다.
3. 변방 컴플렉스
한국인은 무의식중에 변방 컴플렉스가 있는듯 합니다. 한반도 지역이 역사의 중심이었거나 패권을 쥔 적이 없었던 사실에 대한 부끄러움 내지 열등감이 존재하고, 이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정신적 방어기제 또는 민족주의가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Do you know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변방 컴플렉스는 국뽕주입, 대표적으로 역사교육을 통해 컴플렉스를 해소하고 정신적 안정감을 찾으려고 하는듯 보입니다.
반도사람들 전체를 가르칠 목적으로 역사가 연구되고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구한말 근대교육학제가 들어서부터 입니다. 지금까지도 상당히 강력한 이데올리기인 "우리는 한민족" 민족주의는 구한말 대체 불가능한 진리로 생각되었습니다. 그 관념이 일제시대를 거쳐서 더욱 응집되었고, 박은식, 신채호로 대표되는 민족주의 사관에 기반한 역사서술이 대세를 이룹니다. 이건 그 당시 역사가들이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학문과 사회와의 소통측면에서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따라서 결과론적으로 보고 섣부른 비판은 어렵습니다. 민족주의 사관 흐름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시대가 불운한 것이었습니다.
이때 역사연구가 지금까지도 학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감히 그 시절 민족주의 역사학자의 생각을 헤아려본다면, 역사를 미화하게된 두 가지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첫째, 당시 지배적이었던 민족주의가 이미 관념으로 자리잡아, 명암을 고루 비추는역사서술을 저해했다. 둘째, 일제시대 자존감이 한껏 떨어진 상황에서,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의식적-무의식적 동기에 의해 역사를 서술했다. 셋째, 역사를 연구할수록 회의감에 빠졌다. 한반도 역사의 실체를 마주했지만, 그 사실을 인정하기에 괴로워 인지부조화가 나타났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겠지만, 아마도 첫번째와 두번째가 유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서부터 어긋난 역사서술은 후대 학자들에 의해 사료로서 인용되고 사관을 재생산합니다. 그리고 일반 대중들은 미화된 역사를 비판할 능력이 부족한 어린시절부터 세뇌당합니다. 현행교과서들과 설민석 같은 국뽕강사들은 어쩌면 일반 대중과 같이 세뇌된 결과물 일지도 모릅니다.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명성황후를 민비로 부르는데에, 김구선생의 민족주의적 성향을 지적하는데에 껄끄러운 무의식이 작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반도의 역사에서도 빛나는 순간들을 발견할 순 있습니다. 부정적이 많지만 너무 안좋은 쪽만 기술하면 그 또한 형평성에 어긋납니다. 제가 생각하는 반도 역사의 빛나는 순간들은 이순신, 서학순교, 동학의 평등사상, 묘청의 서경천도, 독립협회, 신민회, 신간회, 실학, 우당 이회영, 극우나 극좌가 아닌 중도 독립투사, 여운형, 4.19와 부마항쟁, 5.18와 6월항쟁 정도입니다.)
4. 한국어
언어 역시 사람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중 하나입니다. 한글의 과학적 우수성은 인정하고, 다행히도 한자문화권에서 상당부분 벗어나 암기의 굴레에서 조금은 벗어났습니다. 그러나 한국인을 옥죄는 한국어의 속성은 비정상적일 정도로 지나친 존비어와 영어 문화권의 지식습득을 저해하는 문법구조입니다.
우리나라의 존비어 체계 못지 않은 곳이 일본인데, 고급수준의 일본어까지 공부하자 완전히 다른 언어가 펼쳐질 정도입니다. 그만큼 일본도 폐쇄적인 사회이지만, 한국은 특별히 병영문화과 짬뽕되어 일본의 경직성을 넘어섭니다. 말이 은연중 사람을 지배한다고 한 살차이 (실제로는 몇 개월 차이라도) 끼리도 극존칭을 써가면서 대화를 나누니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상대가 동갑밖에 남질 않습니다. 존칭어가 끼어드니 말이 길어지고, 나이 많은 토론자가 대뜸 반말이라도 시작하면, 알게 모르게 괜한 위압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또한 한국인을 규정짓는 속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후천적인 교육이라도 제대로 받아야 하는데, 영어는 한국어와 구조가 달라 인생의 지침으로 삼을만한 외국의 서적과 지식들을 흡수하기 어렵습니다. 영어를 먼저 배워야 지식을 배울 수 있는데, 한국어 사고에 길들여진 한국인이 영어를 고급수준까지 습득하기 위해서 상당한 노력이 요구됩니다.
한국인의 속성을 결정짓는 것은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생물학적 근거보다는 문화-사회적 근거가 더 타당하고 생각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유교와 병영문화, 변방컴플렉스, 한국어는 한국인이 분명 끊어내야 될 속성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언어의 지배부터 벗어나고 싶어서 나이어린 동생들에게 반말을 권하고, 유교와 병영문화의 세뇌된 습관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세뇌당한 이데올로기와 스테레오타입이라 끊어 내기어렵겠지만.. 아무쪼록 다들 하나라도 먼저 끊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