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내용과 중복이지만, 강조하고 싶어서 논의를 조금더 발전시킵니다.
지금 민주제가 해결방안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민주제 속에서 권력을 창출하는 개인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세계무대와 국내정치상황은 다릅니다.
국제 사회는 민주제가 아닙니다. 갈등조정을 강제할 중앙정부가 없기에 철저히 자국의 이해관계만 따지는 정글입니다. UN의 권고는 강제가 아니고 무시해버릴 수 있는 정도입니다. UN의 역할은 여론을 조장해서 압박하는 것인데, 그마저도 강대국들의 눈치를 보는 약소국들을 한데모아 유효한 압박을 가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강대국들은 안보리 상임국으로서 거부권이라는 합리적 방법으로 UN의 가치보단 자국의 이익을 쫓습니다. 쿄토의정서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지향했지만 빅4(미,중,일,러)는 세계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들임에도 불구하고 자국 산업에 타격을 우려해 국제협정을 지멋대로 탈퇴해버려서 결국 유명무실화 되버립니다.
세계무대는 1국 1표가 절대 아니지요. 근본적으로 UN이나 국제기구들이 1국 1표의 가치로 '권력'이 창출되는 곳이 아니니까 개별국가들에게 권고할 뿐 집행을 강제할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세계정부는 아마 출현하지 못할겁니다. 당장에 세계연방이 구성되면, 빈국과 부국사이에 인구이동, 관세철폐로 인한 경제종속, 약소국 정치세력의 몰락이 예견 되는데 어떤 정치인이 나서겠습니까. 불가능한 일입니다.
반면, 개별국가는 민주제를 이뤘습니다. 개별국가는 중앙정부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개별국가들은 1인 1표의 가치로 '권력'이 창출됩니다. 소수의 사람이 부, 지식, 인맥, 인프라를 더 차지할 순 있습니다. 선천적인 재능이든, 후천적인 노력이든 그렇게 해서 강자가 될 순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에서 강자는 언제나 소수이고, 약자는 다수입니다. 인류 역사 동안 재화는 한정적이었고, 불평등은 항상 존재해왔습니다. 그리고 많은 재화를 소유한 소수의 강자들이 다수의 약자를 부리는 사회가 지속되어왔습니다. 그 형태가 국가별로 시대별로 정점의 파라오, 칸, 황제, 천왕, 브라만 - 지배세력의 사대부, 백작, 크샤트리아, 가신 등으로 모습만 달리 했을 뿐입니다. 지금껏 사회적 재화의 소유(대표적으로 금전, 노동력, 지식, 무기) 가 곧 권력으로 이어졌던데에 반해, 민주제에서는 '다수'가 권력을 만들어내도록 게임의 룰을 강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민주제가 중요한 핵심입니다. 약자이지만 '다수'가 권력을 창출하고 분배를 강제할 수 있다는 것.
절대 1인 1표의 가치는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대한민국에 말도안되는 정치인들이 당선되는 비극도 발생하는 것이구요. 그리고 1인 1표의 가치가 상당히 위협적이기에 언론, 교육 세뇌, 경제적 압박을 통해 강자의 논리와 프레임을 약자들에게 이식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1인 1표의 가치가 같지 않다면 무엇하러 이런 노력을 들여서 자발적인 추종을 만드려고 할까요. 강자들에게 유일한 약점은 소수라는 것. 그리고 민주제는 그것을 파고든다는 것. 이것을 합법적으로 저지하기 위해 다수를 포섭하려는 노력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권모술수를 간파하려는 시각을 키워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헬조선에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교묘한 권모술수를 간파할 통찰력을 키워야합니다. 의식있는 다수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손에 칼을 쥐든 투표용지를 쥐든 변화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의식을 먼저 키워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