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반만에 방문한 한국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었다. 다른나라의 거주자로서 내 조국을 방문한다는 묘한감정을 뒤로하고 그래도 내 조국인지라 반가움이 먼저 싹텄다.
그러나 시드니에서 느끼던 여유가 없는 한국의 각박한 생활상을 느끼니 하루라도 빨리 시드니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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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좁디좁은 골목길을 걸어가면 더욱더 그런걸 느끼게 되는데, 불법주차된 차로 가득찬 골목길을 쌩쌩다니는 차들을 피해 다니는게 벌써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 골목길에서 폐지를 한개라도 더 주우려고 바삐다니는 노인들을 볼때마다 다시한번 복잡미묘한 감정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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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500원이라는 피시방도 간만에 가보니 좋긴 했지만 주변에서 들리는 초딩들의 욕설에 불편해서 앉아 있을수가 없었다. 매일이라도 먹을수 있을것 같던 치킨은 이틀만에 질려버렸고 그나마 순대와 분식이 위안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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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처럼 학회참석같은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이상 몇년안에 한국에 갈일은 없을거라 생각된다. 10시간 비행도 너무나 몸이 피곤하고 먼지섞인 공기와 각박한 생활상을 굳이 다시 겪고 싶지 않다. 역시나 끊을수 없는 한국뉴스에선 암담한 소식만 들려온다. 더욱더 암담한건 좋아질거란 기대가 안생긴다는데 있다. 그냥 부족한대로 호주의 한국음식에 만족하고 여유있고 느리게 사는 시드니 생활이 지금의 나에겐 최적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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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렇게 느린 삶을 좋아하게 바뀔줄이야. 몇년전의 나였다면 정 반대로 생각했을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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