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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한국이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생존이 불가능한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디플레이션 관리 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지적했다.

IMF는 최근 내놓은 '한국이 직면한 도전-일본의 경험으로부터 교훈'이라는 조사보고서에서 한국이 최근 직면한 도전은 일본이 이미 맞섰던 도전과 유사하다면서, 한국도 일본처럼 주식과 부동산 버블이 터지면서 장기간 경기침체를 겪은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에 접어들지 주목된다고 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곧 인구 감소가 닥쳐오고 있으며, 잠재성장률의 극적인 하락과 물가상승세의 부진 등에 현재 또는 가까운 미래에 직면해 있어서 일본의 20년 전과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1990년대 초반 주식과 부동산 시장 버블이 터지면서 경제성장률이 곤두박질쳤지만, 부실채권 처리를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터질 때까지 미루고 있다가 신용경색에 빠지면서 마이너스 성장에 빠져들었다.

일본은 IT 버블이 터진 2002∼2003년에야 기업과 금융권 구조조정에 착수했지만 다시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충격을 받았다. 이후 2012년 아베 신조 정권 출범 후 단행된 아베노믹스에도 아직 예전의 성장세나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급격한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는 일본을 약 20년의 시차를 두고 따라가고 있다.

일본의 전체인구 중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1995년 63%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5년 56%로 감소했다. 한국의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올해 66.5%로 정점을 찍은 뒤 앞으로 20년 이내에 56%까지 급전직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인구는 2010년 감소세로 돌아섰고, 한국은 2025∼2030년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령화는 노동력과 저축, 투자, 성장, 경상수지, 재정수지는 물론 내수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과 일본 모두 잠재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진 점도 유사하다.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1980년대 4%대에서 2000년대 1% 이하로 급전직하했다. 자본형성이 더디고 생산성이 떨어진 데다 투자부진과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투입 감소 때문이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도 1991년 8%에서 2015년 2.9%로 드라마틱하게 떨어졌다. 노동력과 자본투입, 생산성의 공헌이 줄어들면서다. 생존할 수 없는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늦춰지면서 생산성이 떨어졌다.

일본과 한국 모두에서 특히 비제조업부문의 생산성 향상은 부진했다.

두 나라 모두에서 노동시장의 분열은 생산성을 끌어내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한국에서 비정규직의 대표 격인 임시직 노동자의 비율은 2014년 2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평균의 2배에 달했다. 일본의 이 비율은 1990년대 초반 20%대에서 거의 40%대까지 확대됐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성과에 대한 보상이 거의 없고, 자기발전에 투자하지 않기 때문에 노동시장의 분열은 생산성에 타격을 줬다.

전 사회적 측면에서 보면 노동시장의 분열은 노동계층을 이분화해 불평등을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기업부채 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양국이 직면한 문제의 양상은 상당히 다르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일본의 기업부채는 1990년대 국내총생산(GDP)의 140%까지 상승했지만, 2000년대 들어 디레버리징과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2015년 현재 GDP 대비 100%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의 기업부채는 GDP의 100%선이지만, 조선이나 해운, 화학 등 특정 산업은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의 경험에서 부실채권에 대한 신속한 인식과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알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일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일본의 가계부채는 GDP 대비 65∼70% 수준을 넘어선 적이 없지만, 한국은 1990년대 40%에서 현재 90%대까지 올라섰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거시건전성 감독정책을 도입한 바 있다.

한편, 한국과 일본 모두 1990년대 부동산 가격 급등락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1980년대 40% 치솟았다가 1991년부터 2007년까지 계속 떨어진 바 있다. 한국의 부동산 가격도 1989년 정점에서 2001년까지 50% 떨어진 바 있지만, 이후 거시건전성 감독정책을 도입하면서 하락을 멈췄다.

IMF는 두 나라 모두 서비스 등 비제조업부문의 낮은 생산성, 이중적인 노동시장을 보유해 구조개혁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은 특히 일본이 경험한 20년간의 경기침체를 반면교사 삼아 기업구조조정을 진척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탄탄한 재정상황을 봤을 때 한국은 재정정책을 통해 기업구조조정과 구조개혁을 장려하고, 단기적인 역효과를 완충할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서는 평가했다.

한국은 또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직접적 원인이 된 자산 버블을 거시건전성 감독정책 활용을 지속함으로써 예방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이 디플레이션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고령화는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 만큼 디플레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IMF는 권고했다.

한국의 고령화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회귀분석한 결과, 고령화는 앞으로 5년간 한국 물가상승률을 0.3%포인트 끌어내리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IMF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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