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김영권씨(28·가명)는 요즘 흔히 말하는 ‘흙수저’다. 취업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그저 그런 대학 학벌과 스펙에, 집안의 경제사정도 별 볼 일 없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면서 틈틈이 중소기업에 지원서를 넣고 있다. 시험공부와 병행해야 하니 아르바이트에 장시간을 들이진 못한다. 당연히 생활은 쪼들린다. 그래서 석 달마다 한 번씩 병원에 가서 일을 한다. 약을 먹고 피를 뽑는 일이다. 제약회사나 병원이 실시하는 임상시험, 생물학적동등성(생동성)시험에 참여하고 사례비를 받는 것이다.
“대학생 때 등록금이 모자라서 처음 임상시험을 했는데, 생각보다 큰돈을 쉽게 벌 수 있어서 그 뒤로도 시간만 맞으면 일단 신청하고 신체검진부터 받아요.” 김씨가 처음 참여했다는 임상시험이란 신약 개발과정에서 해당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하기 위해 약물의 효과와 이상반응을 조사하는 시험이다. 동물실험 이후 처음 인체에 투여될 경우 1상, 이후 단계로 갈수록 2~4상까지 분류된다. 이와 달리 생동성시험은 출시된 뒤 일정 기간이 지나 특허 만료된 의약품의 복제 의약품(제네릭)을 출시하기 전에 같은 약효를 내는지를 검증하는 시험이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임상시험, 특히 1상에 가까워질수록 사례비는 높아진다. 김씨는 “처음에는 차이점을 모르고 돈 많이 주는 임상시험에 참여했지만 이후 임상과 생동성(시험의) 차이를 알고 나니까 그나마 불안이 덜한 생동성 위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가장 최근에 참여한 생동성시험이 지난 7월이어서 3개월이 지났다. 시험 참가 후 3개월 뒤면 다른 시험에 지원할 수 있어 10월부터 지금까지 모집 중인 공고에 세 차례 지원했다. 그러나 경쟁률이 만만치 않아 시험대상자에 선정되진 못했다. 11월 3일에도 김씨는 서울의 ㅇ병원으로 신체검진을 받으러 갔다. 임상·생동성시험에 자주 참가하는 시험대상자들 사이에서는 경기도 부천의 ㅂ병원, 안양의 ㅁ병원과 함께 수도권 3대 생동성시험 병원으로 불리는 병원이다. 김씨와 비슷한 연배의 젊은 남성은 대부분 신체검진 시간에 맞춰 대기하는 지원자들이었다. 김씨는 건강상태를 묻는 설문지를 작성하고 키와 몸무게, 혈압 등 기초적인 신체정보를 잰 뒤 검진을 마치고 나왔다. 시험 참가에 부적합한 상태의 지원자들을 제외하고 추려진 지원자 중에서도 시험 1회당 30명 안팎의 시험대상자로 선정되어야 참가 후 사례비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생동성시험 참가자에게서 채혈을 실시하는 모습. /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 병원에서 만난 또 다른 생동성시험 참가 지원자 성재영씨(30·가명)도 불과 석 달 전에 참여한 시험이 가장 최근이었다. 성씨는 1상만 아니면 임상시험 지원도 꺼리지 않는다. 지금까지 임상·생동성시험을 모두 합해 참가한 횟수가 열 번은 족히 넘는다고 했다. “6년 전쯤 처음 (시험에 참가)했을 때에 비해 경쟁이 더 심해지다 보니 건강상태 따지는 것도 더 꼼꼼해져서 작년부터 담배도 끊었다”는 성씨는 “돈 없는 흙수저들은 몸뚱이라도 잘 지켜야 푼돈이라도 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성씨나 김씨 같은 지원자들이 생동성시험에 참가한 뒤 받는 사례비는 입원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30만~40만원대다. 임상시험은 70만~80만원대가 흔하지만 입원기간이 길거나 위험부담이 높을 경우 100만원을 훨씬 넘는 사례비가 지급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시험 참가 후 3개월은 지나야 다른 시험에 참가할 수 있다는 법규를 무시하고 가족의 신분증이나 개인정보를 이용해 여러 시험에 참가 지원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시험대상자 모집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서 대행하는 임상·생동성시험 지원자에 대해선 인적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둬 3개월 이내 재참가를 막고 있지만, 다른 기관의 시험에 참가한 사실을 숨기면 식약처에서 거르지 않을 경우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선정과정을 통과해 시험대상자로 뽑히면 입원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채혈만 하는 것이 일과다. 병원에 한 번 입원하면 1~2박을 하는 동안 효능을 시험하기 위한 의약품을 먹고 주기적으로 피를 뽑는다. 처음 채혈할 때 채혈 부위에 채혈용 카테터를 꽂아두고 고정시킨 뒤 카테터를 통해 피를 뽑기 때문에 주삿바늘에 여러 번 찔릴 염려는 없다. 한 번 채혈할 때마다 5~10㎖가량의 피를 뽑는다. 약 복용 직후에는 30분 단위이던 채혈 간격이 시간이 흐르면 2시간에 한 번으로 늘어난다. 남는 시간은 시험대상자가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다만 병원에 갇혀 식사와 수면, 이동까지 모두 병원이 제공·지시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 컴퓨터에 담아온 영화나 각종 동영상을 보거나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전부라 이른바 ‘꿀알바’로 알려져 있어 경쟁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모집 대행업체 관계자는 “비교적 지원자가 덜 몰리는 시험에도 경쟁률이 4~5대 1 정도는 되고, 특히 사람이 몰리는 대학 방학기간에는 30명 모집에 지원자가 1000명 넘는 일도 많다”며 “과거와 비교한 정확한 지원율 비교 수치는 없지만 3~4년 전에 비해 점차 지원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지원자는 몰리지만 임상·생동성시험 실시건수는 크게 늘지 않은 탓에 사례비 수준은 몇 년째 제자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1년 503건이던 임상시험 승인건수는 2012년 670건까지 늘었지만 지난해에는 652건, 올해 11월 6일 기준 570건으로 줄어 소폭 감소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생동성시험 역시 2011년 292건에서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해 156건까지 줄었고, 올해 상반기까지 105건이 승인되었다. 1박2일 입원 2회 기준으로 30만원대였던 사례비는 2000년대 후반 이후로 거의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 시험 참가자들과 모집 대행업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반면 임상시험 자체의 특성상 심하면 생명에 위협이 되거나 사망에 이르기까지 하는 이상약물반응은 2011년 163건에 이어 2012년 166건, 2013년 147건이 발생해 불안감을 더했다. 이 가운데 3년간 사망에 이른 건수는 49건, 생명에 위협이 된 건수는 7건에 달했다. 건강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외에 이미 각종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나온 이상약물반응까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수치가 증가한 점은 있지만, 임상시험의 잠재적 위험이 가볍게 볼 수준은 아닌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생동성시험은 이미 검증된 성분의 의약품 효능을 따지는 수준이기 때문에 올해엔 이상약물반응이 한 건도 보고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안전성이 높지만, 임상시험은 부작용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고려한 뒤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출처 네이버뉴스 검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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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저 계급을 주장하긴 그렇지만..정말 요즘 젊은세대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 자신의 신체를 내놓는 임상실험에도 엄청나게 몰린다는 정말 너무나도 참담하고 암담한 소식입니다...얼마나 일자리가 없고 돈이 궁하면..저렇게까지 한답니까!?위험한 아르바이트라는거 거기에도 엄청 몰린다는 소식을 들을때도 마음이 아픕니다..정말 설사 돈은 벌수 있을지몰라도 자신의 몸이 망가지거나 완전히 저 세상으로 가버리면?그 돈이 의미가 있는겁니까? 돈을 버는것도 중요하지만 생명은 훨씬 더 중요한건데..도저히 말로 표현이 안되네요.,과연 이걸 보고도 요즘 젊은세대들이 나약하며 자신들때는 더 힘들었다는 소위 꼰대란 사람들은 아무것도 느끼는게 없을까요? 적어도 그 시절엔 경제가 성장하던 시기였고 희망은 있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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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당시의 노동환경은 훨씬 더 열약했겠고 그런게 있겠지만 저런 식으로 자신의 신체까지 내놓는 저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었을까요?? 지금 세계적인 경제위기니까 저런 안타까운 일들이 없진 않겠지만 선진국,개발도상국 통 틀어서요..하지만 유별난 한국의 저런걸 보면...너무너무 마음이 아픕니다...적어도 다른 나라들은 개발도상국일지라도 극단주의 성향?국가들을 제외하면 무엇이 문제인지 고민을 하고 설사 하루빨리 해결이 안된다해도 대책을 세우고 이를 해결하려고는 하는데..그저 한국에선 개인이 나약하다,사회부적응자 이딴식으로 낙인을 찍으니...정말 차라리 니트족이라해도 마음이 편안하다면..자신이 별로 쓰는게없고 그렇다면..소소한 행복에서라도 행복을 느끼면서 사는게? 1000000배 낫단 생각도 듭니다...저걸 보고도 개인의 나약함 운운해댈지..참..답답하고 참담한 소식이지만 알려드리고 화이팅들하셔요...